[4.3평화포럼] 허호준 한겨레 신문 기자 "친미 반공정권 지지하도록 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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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호준 한겨레 신문 기자.
“미국당국은 경찰이 특히 소란한 제주도에서 수인(囚人)을 구타함을 억제하려고 노력했다. 경찰과 관인(寬仁)을 약속하고 있으나 그들이 복종함은 곤란시된다. 그러므로 공산주의자들은 경찰에 대한 증오감을 선동시키기가 용이하다...(중략)아테네에서는 1944년 12월 3일 경찰이 좌익 시위군중에 발포했다”

1948년 5월 10일 당시 UPI 서울특파원 제임스 로퍼의 논평기사에 나온 내용이다.

허호준 한겨레 신문 기자가 21일 오전 제주칼호텔에서 열린 제4회 제주 4.3평화포럼 1세션 ‘4.3연구의 현재와 미래’에 주제 발표자로 나서 20세기 그리스 내전과 제주 4.3은 매우 유사하다며 위에 논평기사를 인용했다.

허 기자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에서 제주 4.3과 그리스 내전은 미국의 개입 정도의 차이만 있고 내전 등에 개입하게 된 미국측의 논리와 구조면에서는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946년 당시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극동을 순방한 에드윈 폴리(Edwin W. Pauley)대사가 트루먼에게 제출한 보고서를 예시했다.

“한국은 작은 나라이고, 미국의 군사력은 극히 부분적 책임만을 맡고 있지만 아시아에서 미국의 성공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의 전쟁터...(중략) 한국은 실패한 봉건체제의 도전에 직면해 경쟁력 있는 민주체제가 채택될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체제 즉 공산주의가 보다 강력해질지 여부를 시험하는 장소”

허 기자는 “그리스 내전과 제주 4.3 사건이 발생했을 때, 미국은 표면적으로 불개입 원칙을 세웠지만, 군사뿐만 아니라 그리스 내정 깊숙이 관여했다. 4.3 때는 제주도에 구축함을 급파하고, 군대 지원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스 내전과 제주 4.3은 냉전체제 때 미국 (의 소련에 대한)봉쇄전략의 시험무대였으며, 공산주의란 용어를 자신(미국)들의 개입을 정당화하는데 사용했다”며 “즉 4.3사건은 제주만의 사건이 아니라 국제적 차원의 사건이었다. 미국이 친미 반공정권을 지지하도록 만든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허 기자는 “그 결과 그리스와 한국의 미국 의존도는 고착됐고,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제주4.3 평화포럼은 ‘제주4.3, 그리고 동북아의 평화’를 주제로 지난 20일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오는 22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1세션에서 ‘4.3연구의 현재와 미래’, 2세션에는 ‘동북아시아 정세와 지역평화의 모색’이 진행되며, 22일에는 4.3유적지 순례가 예정됐다.

4.3평화포럼은 제주 4.3평화재단이 주최.주관하고,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 (사)제주4.3연구소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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