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어가 유기농 비료로 재탄생...제주 사회적기업 최초 해외 수출
제주 비상품 광어를 재활용한 친환경 액상비료가 중국을 향한다.
서귀포 지역에서 의미있는 활동을 펼치던 사회적기업이 이뤄낸 성과이니 만큼 두 배로 값진 결과다.
사회적기업 (사)일하는사람들(대표 김경환)은 오는 17일 제주항 제3부두에서 친환경 액상비료 ‘해보라’ 10t(4만6000달러, 약 5000만원)을 중국에 첫 수출 선적한다.
제주지역 사회적기업의 상품이 해외에 수출된 것은 최초다.
이번 수출은 작년 10월 중국 바이어의 샘플 요청에 응한 이후, 같은 해 11월 중국농가를 직접 방문했고 세계채소박람회 참석 등을 통해 1년 동안 공을 들인 결과다.
일하는사람들은 향후 수출물량이 연간 200t(92만달러·약 10억여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일하는사람들의 ‘해보라’ 중국 수출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도내 1차 산업이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로 청정 제주 이미지 제고와 함께 광어 양식업체의 폐광어 처리비용을 줄여 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경환 일하는사람들 대표는 “골칫거리였던 폐광어가 양질의 비료로 탄생한데다 이젠 중국에 수출까지 하게 되다니 차마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기쁘다”며 “수출 확대도 중요하지만 ‘해보라’가 대중화가 되서 친환경 농법에 흔히 쓰이는 자재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보라'는 제주도내 육상 양식장에서 버려지는 비상품 폐광어를 자원화한 유기농 비료다. 도내 양식장에서 한해 발생하는 폐광어는 6000톤 가량 된다. 작년에는 비상품 광어를 발효시켜 양질의 액상 비료를 제조하는 기술이 '넙치발효액비 및 그 제조방법'이란 이름으로 특허를 받았다.
일하는사람들이 개발한 이 발효 기술은 기존의 생선발효액비보다 아미노산 함량이 매우 높은 질좋은 액상비료다. 특히 발효가 잘돼 부패냄새를 없애 이른바 ‘냄새좋은 생선 액비’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일하는사람들은 2009년 말 취업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자활공동체 7곳이 모여 구성된 사회적기업이다.
저소득층, 노인, 경력단절 여성 등 일반 취업시장에서 선택받기 힘든 이들을 직원으로 뽑는다. 부설기관으로 서귀포사회적경제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사회적경제를 지역에서 뿌리내리기 위한 다양한 교육·문화 활동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