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리 출신 김세홍 시인, 첫 시집 ‘소설 무렵’ 출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출신인 시인 김세홍 씨가 자신의 첫 시집 ‘소설 무렵’(도서출판 심지)을 최근 출간했다.

소설 무렵은 1997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등단 후 18년 만에 내는 시집으로서 제1주 상동몽유도, 제2부 큰 말을 부리는 소리, 제3부 허공에 음각하다, 제4부 부활하는 집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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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홍 시인의 '소설 무렵' ⓒ제주의소리
상동몽유도 외 64편의 시가 수록됐다. 발문은 김세홍 시인이 문청시절에 교분을 가졌던 정찬일 시인 겸 소설가가 맡았다.

정찬일 작가는 발문을 통해 “이름을 가지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해 기억되지 못해 사라져 버리는 대상들에 대한 세심한 관심을 소설 무렵의 다양한 시편에서 발견된다”고 밝혔다.

또 “그 시적 대상이 바로 자신과 가족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시인 자신의 삶과 무관한 타자, 그리고 한때 우리 삶의 무늬가 새겨졌던 낡은 것들로 확장된다”는 평을 썼다. 

특히 “사라지고 잊혀져 가는 시적 대상에 대한 시인의 애정과 관심은 그의 가족사를 다룬 시에서 더욱 돋보인다”고 밝혔다. 김세홍 시인은 현재 제주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小雪 무렵


한세상 저물녘

당신이 떠먹여 주는 숟가락에 
온기 한 점을 받아먹은 일이 있다

나 먼저 캄캄한 터널을 지날 적에
한 점 눈물로 배웅해 준 이 있다

다시 한 시절을 저물어
솜이불 넣은 기척 있어 돌아보메

숟가락으로 누운 적막강산 
누굴 떠먹이러 쌀알이 소복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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