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지사-도의회 의장-총장 초청 송년간담회..."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제주 원로들이 새해 예산안을 놓고 벌이는 제주도와 도의회의 예산전쟁 중단을 요구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6일 오후 6시30분 제주 그랜드호텔에서 전직 지사와 전직 도의회 의장, 제주대 총장, 구성지 의장, 이석문 교육감을 초청, 송년 간담회를 가졌다. 
7851.jpg
▲ 원희룡 지사가 26일 제주지역 원로들을 초청, 송년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소위 제주 사회 원로라고 할 수 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군보.김태환 전 지사, 김형옥.조문부.부만근.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 장정언.김인규.송봉규.오충남.김재호.김영훈.현승탁.양우철.양대성.김용하.문대림.오충진 전 도의회 의장, 허향진 제주대 총장, 김성훈 한라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우근민 전 지사와 신구범 전 지사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원 지사는 "원로 대선배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이다보니 더욱 더 숙연해 지고, 그동안의 업적과 고향사랑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제가 받은 바통을 잘 완수하고 그 다음 후배들에게 물려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며 "진작 이런 기회를 가져야 하는데 자칫하면 해를 넘길 뻔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사실 저도 외부에 나가서 생활하다가 고향을 위해 봉사하는 영광된 기회를 가졌고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게 많다"며 "도정과 의정, 제주교육을 이끌어오신 선배님들의 경험과 지혜를 전수받아 오늘의 상황과 미래과제에 접목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성지 도의회 의장은 최근 제주도와 도의회의 갈등에 대해 "발전을 위한 진통이 아닌가라고 이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선수를 쳤다.

7897.jpg
▲ 원희룡 지사가 26일 제주지역 원로들을 초청, 송년간담회를 가졌다.
구 의장은 "의정을 수행해 나가며서 도정과 협력을 아끼지 않고 해나가겠다는 원칙과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일련의 상황 때문에 선배들이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 의장은 "제주 발전을 위한 진통이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이쁘게 봐주셨으면 한다"며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줄탁동기'의 말처럼 격려와 쓴소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곧바로 제주도와 도의회의 갈등에 대한 원로들의 쓴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허향진 총장은 "올해가 5일 남았는데 제주도정과 도의회가 잘 소통과 협력을 통해 5일 밖에 안남은 게 아니라 5일이나 남았다는 것을 잘 새겨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 총장은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도정과 의정이 해 달라는 부탁의 말을 드린다"며 "을미년에는 제주도가 도민 사회 대통합 원년이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김인규 전 의장도 "오늘 이 자리에 오기 위해 택시를 탔다. 운전기사에게 요즘 제주도가 어떻느냐고 물었는데 그 기사는 '제주도와 의회가 싸움박질만하고 있다'는 쓴소리를 했다"며 "더 이상 싸우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