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s333.jpg
▲ 강정효 작가의 돌담 사진. ⓒ제주의소리
사진작가 강정효, 사진집 ‘바람이 쌓은 제주돌담’ 출간

구불구불 끝없이 쌓아올린 '흑룡만리' 돌담은 제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제주다운 것'이다. 그 돌담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사진으로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 발간됐다.

글과 사진으로 한라산과 돌담의 가치를 찾아온 제주의 사진작가 강정효(50)씨는 최근 사진집 ‘바람이 쌓은 제주돌담’을 펴냈다. 

책에는 계절별로 제주돌담의 미학을 보여주는 130여 컷의 사진과 함께 20쪽에 달하는 글을 통해 돌담의 기원과 형태, 길이, 기능, 보존방안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15년간의 기자생활, 13회의 사진개인전, 십 수권의 저서로 ‘내공’을 쌓은 강 작가의 시선은 담백하지만 시간의 두께가 오롯이 녹아있는 돌담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아름다운 돌담 경관으로 유명한 애월읍, 구좌읍을 비롯해 제주도 전역의 돌담을 모두 비교해 각각의 특징을 설명한 자료도 포함돼 있다. 

책은 제주 돌담과 관련해 이제껏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비롯해 돌담 보전에 대한 주관적인 조언도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만약 외적이 침입할 경우 말을 달릴 수 없으니, 방어를 위해 돌담을 허물어버리자'는 돌담이 과거에 없어질 수 있었던 상황까지도 소개한다. 

또 제주도 당국이 돌담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세계농업유산 등재를 신청하고 있지만, 제주돌담의 길이와 규모 등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강 작가는 돌담의 총 길이 3만6355km, 밭담 길이 2만2108km라는 표본조사 수치에 대해 "표본에는 경지정리지역이 포함되는 등 문제가 있다"며 재조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cats22.jpg
▲ 강정효 작가의 돌담 사진. ⓒ제주의소리
cats1.jpg
▲ 강정효 작가의 돌담 사진. ⓒ제주의소리
덧붙여 구두선에 그치는 돌담 보존방안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돌담축제, 즉 돌담 쌓기 대회를 통해 전문가를 발굴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석공연합회 조직과 더불어 돌담 전수학교 강사로 활용하면 후대에 기술을 계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일정구역을 문화재로 지정하자는 의견까지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제주도민들에게는 돌담이 너무 흔하기 때문에 이제까지 가치에 대해서 알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번 책으로 돌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제주돌담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제주도에 돌담이 왜 생겨나야만 했고 돌담이 가지는 의미가 내용을 아는 계기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작가는 미리 발표한 저서 설명자료를 통해 “제주도가 보존과 전승이라는 거창한 이름보다는 우선 돌담의 제대로 된 현황파악만이라도 먼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소망과 함께 “세계농업유산이 됐기에 보호해야 할 소중한 자원이 아니라 제주 돌담의 가치가 뛰어나기 때문에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cats.jpg
▲ 강정효 사진작가. ⓒ제주의소리
한편 저자는 제주의 돌 문화를 처음으로 소개한 책 ‘화산섬 돌이야기’, ‘제주거욱대’ 등의 저술 작업과 함께 돌담 문화자원의 활용을 위한 농촌 경관보전 직불제도 도입방안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제주 돌담의 가치를 찾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도서출판 각. 2만8000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