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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원희룡 제주지사,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제주의소리
전국 시도와 기업 연결, 제주는 ICT기업 다음카카오...제주자원·IT기술 융합 관심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제주에도 들어선다. 전국 각 지역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기업들이 적극 활용할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제주에서 성공하려면, 기업의 노력뿐만 아니라 기업을 도울 제주도·테크노파크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에 대해 처음으로 논의하는 장이 28일 제주칼호텔에서 마련됐다. 이날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추진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양희 장관을 비롯해 제주와 맞춤 기업으로 선택받은 다음카카오의 이석우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등 각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해 정부는 “지역 주도로 선정된 특화 전략산업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성장 및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관·프로그램을 연계·총괄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보다 간단히 그려보면 전국 17개 시·도와 국내 분야별 굴지 기업을 연결시켜, 해당 지역은 매칭된 기업 특성에 맞는 아이디어를 생산해내고 기업은 현지 아이디어를 받아 발전시켜나가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첫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선 대구는 삼성그룹이 파트너로 선정됐고, 대전·세종은 SK, 광주는 현대차, 충북은 LG, 부산은 롯데, 강원은 네이버, 서울은 CJ가 파트너로 나섰다. 제주의 파트너 기업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분야 선두기업인 다음카카오다.

다음카카오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한 회사로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다음 등을 보유하며 국내 최대 모바일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다음카카오는 앞으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할 사업에 대해 ‘스마트허브 구축’을 제시했다. 다음카카오가 보유한 최대 자원인 모바일로 오프라인(Off line)과 온라인(On line)을 연결하는 O2O관광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픽 등을 통해 제주관광상품, 농수축산물을 판매하도록 이어주는 셈이다. 다음카카오는 나아가 자사의 IT기술(오픈API)을 지역자원들이 흡수할 수 있도록 ‘기술상생’도 병행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자연환경, 관광, 1차 산업이란 제주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계획이라는 평가와 함께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제주도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계획의 핵심과제를 풍력·스마트 전기차 산업생태계 구축, 바이오·물 응용 산업 미래성장 동력 창출로 꼽았다.

하지만 이는 제주테크노파크 및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방향과 유사하다. 기업가 정신, 기술산업화 교육, 창업 엑셀러레이팅 강화, 성장통합지원체계 구축 등과 같은 추진전략도 테크노파크나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등이 수행했던 창업자 지원 역할과 비슷하다.

사실상 동일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기는 이유다. 이런 지적에 대해 제주테크노파크, 제주도 관계자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금까지 창업지원보다 넓은 범위에서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 관계자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지원대상의 범위가 테크노파크보다 넓다고 보면 된다”며 “풍력, 물 응용 산업과 같은 핵심과제는 기존 제주지역 사업과 연계하는 차원에서 표현된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 미래전략산업과 관계자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시민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 기관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제주와 다음카카오는 서로 도움이 되게끔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주고받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 기업이 합병해 막 탄생한 다음카카오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아직 내부적으로 정리해야 할 작업이 많은 시기에 대외적인 활동은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경제계 관계자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안정화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다음카카오가 내놓은 스마트허브 구축 계획은 전체적인 구상을 그린 정도에 불과하다”며 “다음카카오가 내부 조직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1년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특별한 언급을 자제하면서 “저희도 창조센터를 통해 발전하고, 제주지역도 창조센터를 통해서 성장하는 방향이 되면 좋겠다”며 “(스마트허브 구축 계획은) 아직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서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상황은 아니”라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간담회 인사말을 통해 “정부는 다음카카오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게임메이커 역할로 지정했다”며 “앞으로 (다음카카오와 제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보여주기식, 1회성으로 정권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가 원래 가져야했을 가능성을 (다음카카오와 제주가) 함께 찾아가는 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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