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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신입생 등록금 '기성회비' 빼고 '예치금' 넣고 ... "그게 그거" VS "큰 문제 없다"

제주대학교가 결국 2015년 신입생에게 기성회비 대신 예치금을 걷기로 결정했다.

제주대는 29일 2015년 정시모집 나.다군 합격자 1837명을 발표했다. 나군은 772명, 다군은 1065명이다.

수시합격자까지 모두 합치면 2015년 제주대 신입생은 2324명에 달한다.

제주대는 이들 신입생들에게 기성회비 항목을 삭제하고 이를 예치금으로 바꾼 등록금 납부 고지서를 오는 30일부터 발송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법원이 “국공립대의 기성회비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기성회비 반환 판결을 잇따라 내렸기 때문이다.

아직 대법원의 판결이 남은 상태지만, 이미 여론은 국.공립대의 기성회비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고 기성회비를 안 걷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등록금의 3/4 이상인 기성회비는 대학 재정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거기에 고등교육법 때문에 기성회비를 무작정 수업료에 일원화 할 수 도 없어 전국 국.공립대는 골머리를 앓아왔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기성회비를 예치금으로 걷는 방식인 셈이다.

제주대는 기성회비 대신 예치금을 걷고, 사용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가 추후 국회에서 기성회비와 수업료 일원화 관련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예치금을 그대로 학교 재정으로 포함시킬 계획이다.

제주대는 지난 28일 오후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열어 학부생 등록금 0.00125%를 인하했다. 사실상 동결이다. 반면, 일반, 특수, 전문 대학원 등록금은 2.4% 인상됐다.

제주대 관계자는 “당장 법적 근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예치금 형태로 신입생 등록금을 고지할 계획이다. 나중에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자연스레 대학 재정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2월 예정인 '재학생 등록금도 예치금 형태로 거둘 예정이냐'는 기자 물음에 “재학생 등록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재학생 등록금 고지 전까지 수업료와 기성회비 일원화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학생들은 기성회비나 예치금이나 이름만 바꿔단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학생들은 대학 측이 추후 기성회비 반환 소송에 휘말릴 경우 예치금으로 거둔 돈은 기성회비와 별개라고 잡아 떼기 위한 위장 작업이라고 지적했다. 

긍정적으로 보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은 "학교에 필요한 재정이고, 예치금을 걷더라도 순수하게 학생들을 위해 쓰인다면 큰 문제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전국 국공립대 총장협의회(회장 지병문 전남대학교 총장)는 기성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성회 회계 대체법률 제정을 국회에 촉구했다.

당시 총장들은 기성회회계 대체 법률에는 △국가의 국립대 재정 지원확대와 책임 강화 △별도의 회계 운영 △기성회 지원 고용 보장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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