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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위로 신부로 불리는 문정현 신부가 31일 제주해군기지 군관사 행정대집행 현장에서 제주의소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인터뷰] 문정현 신부, 행정대집행 현장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의 산증인인 문정현(75) 신부는 이날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을 지켜보며 세월호 침몰 사건에 빗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길 위의 신부로 잘 알려진 문 신부는 국방부가 용역을 앞세워 행정대집행을 하던 날에도 어김없이 현장에 있었다. 30일부터 천막을 지킨 문 신부는 밤을 새며 현장을 지켜봤다.

수도 없이 경찰에 붙잡혀 갔지만 그때마다 문 신부를 진실과 평화를 외쳤다. 수녀들과 함께 현장을 지켜본 문 신부는 밀려드는 용역과 경찰을 보며 또 한번 가슴을 쳤다.

문 신부는 “국가 권인이라는 도덕성이 있는지 없는지 의심스럽다. 아니 이미 무너졌다”며 “잊어 버릴만하면 이런 일을 당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더 벌어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현장을 가리키며 “얼마나 와일드 한지 봐라. 힘으로만 해결하려는 것이 저들의 현실이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것은 조금도 바라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국방부와 협의를 한다더니 도지사가 일본에 간 사이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는 관끼리도 주도세력이 힘으로 밀어붙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문 신부는 또 “도민들이 무슨 희망을 볼 수 있겠는가. 애초부터 해군의 거짓말과 사기, 폭력의 행태를 보였다”며 “강정주민과 우리들이 힘이 있나. 당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군이 거짓말과 사기를 숨기려다보니 폭력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를 증거하기 위해 내가 이러고 있는 것이다. 저들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당하면서 맞서겠다”고 말했다.

세월호를 빗댄 말도 전했다. “세월호를 두고 회자 되는 말이 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죽지 않는다. 살아있다. 진실을 밝히는 날까지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문 신부는 2010년 6월부터 강정에 터를 잡았다. 벌써 5년째다. 2011년 8월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이 경찰에 연행되자 이를 저지하던 중 경찰에 체포돼 징역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특별취재반 = 이승록·김정호·문준영·이동건 기자, 오영훈·박재홍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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