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현재 501톤 수입....제주농민들"아니 어떻게 이럴수가..."충격

한-칠레 FTA 협정발효 등으로 농업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제주산 농수축산물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된 제주교역이 오렌지를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농산물 수출입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제주교역은 지난해부터 일반 수입업체들과 함께 미국으로부터 오렌지를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물량은 지난해 53톤이었던 것이 올해 3월말 현재 지난해보다 10배가량 늘어난 501톤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공기업 형태인 제주교역이 농민은 물론 도민들에게 적지 않은 지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제주교역의 외국산 오렌지 수입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왔으나 취재결과 수입된 물량이 드러났으며 제주교역으로부터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제주교역 관계자는 “외국산 농수산물을 수입하면 안 되지만 우리가 아니라도 어차피 수입될 것”이라며 “부산에 있는 부산상역의 것을 수입 대행한 것 뿐”임을 강조하고 “이름이 널리 알려진 제주교역에서 해달라는 부탁이 있어 하게 됐으며 이번 수입을 끝으로 곧바로 수입 업무를 종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렌지 수입업무를 3주전부터 했으며 수입자만 제주교역이지 실질적인 것은 위탁한 업체에서 하고 있다”며 “오히려 일부 농협조합장들은 제주교역이 먹고 살기도 힘든데 오렌지 수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주교역은 이미 지난해에도 외국산 오렌지를 수입한 실적이 있는데다 제주교역 관계자가 밝힌 부산상역은 이미 오렌지를 수입하고 있는 회사로 올해에도 자체적으로 200여톤(10콘테이너) 정도의 물량을 수입한바가 있어 제주교역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설사 부산상역의 오렌지를 대행했다 하더라도 공기업 성격을 띠고 있는 제주교역이 미국산 오렌지를 수입했다는 사실 자체가 농민들에게는 충격이며 이에 대한 반발은 매우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강인선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제주교역에서 오렌지를 수입한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농산물 개방으로 어려움에 처해 갈팡질팡하는 농민에게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오히려 농민들의 뒷통수를 친 셈”이라며 “조만간 농민단체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오렌지 수입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제주교역은 지난 1994년 12월 자본금 30억원 가운데 제주도와 시․군이 33%인 10억원을 출자한 공기업 형태의 주식회사로 도내 농수축협 15억 3000만원(51%)과 개인이 출자해 설립됐으며 지난해 제주도의 지분은 개인에게 매각됐다.

한편 3월 24일 현재 수입된 외국산 오렌지는 4만620여톤인 것으로 잠정 집계 됐으며 이중 물량의 절반 정도를 수입업체인 ‘썬프로’가 1만3200톤, ‘프리티’가 1만3900톤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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