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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넉넉함과 설렘'

박주연 - 2015년 02월 18일 수요일 09:32   0면

<밥집아줌마의 세상엿보기> (3) 새해 복 많이 나누는 을미년 되세요

명절은 설렘을 안은 기다림입니다.
오래된 지난 명절, 그옛날 할머니의 손맛을 추억하고 기억하며
다시금 애들에게 들려주는 옛 이야기입니다.
지난 설날 때 엄마랑 함께 애들에게
우리네 전통과자인 강정 만드는 걸 보여주자고
한밤에 ‘도깨비 방망이를 뚝딱~ㅎㅎ’하고 홍두깨를 휘둘렀던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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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 만들기

오일장에서 튀겨온 튀밥으로
1. 두께가 좀 있는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2. 엿을 듬뿍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가
3. 설탕을 좀 넣고 더 끓인다.
4. 거기에 튀밥과 호두, 땅콩 견과류를 넣고
5. 재빨리 섞어준다~
6. 비닐보를 깔고 손에 물을 묻혀 펼친 뒤
7. 홍두깨로 쫙쫙~펴서 식힌 후
8. 칼로 네모나게 컷~컷~컷~^^~완성!
9. 시원한 마당에서 밤바람 잠시 쐬게 하고~ㅋ
10. 눅눅해지지 않게 비닐에 넣어서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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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가면 맛있는 과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힘들게 만드냐~’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렇게 만드는 강정이 곧 사라지는 먹거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우리 아이들에게는 마치 그 옛날 뽑기 처럼 추억의 먹거리로만 생각될 것 같은...

오일장에 가면
쌀, 땅콩, 검정콩, 흑깨, 참깨, 들깨, 현미를 볶고 튀기며
‘뻥이요~’ 소리 지르는 아저씨 옆에는
손놀림 빠르고 힘 좋은 분들의 ‘샥샥’ 나무주걱 소리
엿과 튀밥들을 섞느라 분주한 손놀림과
기름 바른 굵직한 나무홍두깨의 넓은 굴림질들로
맛있는 강정들이 바삭하게 만들어지고
‘또르륵 또르륵’ 잘 굳혀진 소리 들리면
큰 푸대 비닐에 담아서
마치 산타할아버지 선물보따리처럼 메고 오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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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쌀로 하얗게 밥을 지어 길쭉하게 가래떡이
김을 모락모락내며 두 줄기 나오면
손에 물을 묻혀 어쩜 길이도
그리 똑같이 자르는지
‘떡집사장님 사모님 손은 가위손인가’ 신기하게 봤던 기억들~
엿가락처럼 길게 쭉 잘라서 조청에 찍어먹으면
아무 웃을 일 없는데도 그냥 미소가 지어졌던...
설을 맞아 먹는 가래떡국은
한 살 더 먹으라고 먹는 게 아니라
하얗고 뽀얗게 새롭게 태어나라고 먹는 음식~
순백의 떡과 국물로 지난 해 묵은 때를 버리라는
뜻이며 가래떡은 정성이 깃들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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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쌀을 불려서, 갈고, 찌고, 수많은 매치기를
한 것을 정성스럽게 늘리면서,
둥글게 면을 만들고 손으로 다듬어 만든 것~
가래떡을 유난히 길게 뽑아내는 것도
길게 쭉쭉 뽑아내는 만큼, 재산도 가족의 건강도 쑥쑥 늘어나기를
바라는 재복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으며
가래떡을 동그란 모양으로 힘들게 만들어 썬 이유는
엽전모양을 상징한 것으로
재물복도 많이 가져지라는 뜻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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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고 두툼한 제주삼겹살은 보기만해도 그 고소함이
이미 집 곳곳에 가득하고
돼지앞다리를 푹 삶아서 나무도마위에 올려
잘 드는 부엌칼로 큼직하게 덤성덤성 잘라
묵은지에 싸서 한입 ‘후후’ 불며 먹으면
입술에 립밤이 뭐가 필요하랴~

도새기기름이 살짝 입술에 묻으면
튼 입술은 우찌 생겼는지도 모르겠는걸~
명절은 몸 시려도 맘 따스한 넉넉함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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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한라봉, 사과도 왠만한 어른주먹보다 크고
그 크기만큼이나 과즙도 많고 달고 시원하니
한 알 한 알 정성스레 기른 농부의 마음을 둘러보듯
과일을 손에 쥐고 이리저리 돌려도 봅니다~

아직도 설날을 구정(舊正)이라고 자주 사용합니다만
구정이란 문자 그대로 ‘옛 설’이라는 말이며
구정이라는 말은 일제가 민족의 얼과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해 ‘신정(新正)’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나온 말로써
‘구정(舊正)’은 모두 일본식 한자어이며
‘설날’이 바른 표현입니다.

늘 보고프고 그리워하는 가족들을
한자리에서 머리 맞대고 숟가락 인사하게 하는 게
설날이 주는 선물임을~

우리가 따뜻함을 느끼고 있을 때 어느 한 곳에선
‘여느 날보다 더 시린 날을 겪고 있는 이웃이 있진 않을까...’
도 생각해보며 음식하나 과일 한 조각..
허투루 버려지진 않은지... 작은 마음 모아도봅니다.

새해 복 많~이 나눠주는 설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박주연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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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넘치는 슈퍼우먼. 1993년 외식업체 TGI. FRIDAY에 입사한 뒤 국내 10개 지점에서 근무했고, 괌에서 해외 트레이너로도 일했다. 1년간 캐나다 밴쿠버에 다녀온 뒤 1998년엔 Outback Steakhouse에 입사해 본사교육팀장, 해외팀 리더로 근무했고 국내에 15곳, 해외에 7개 지점을 열었다. 2005년부터는 전국 주요 지점을 거치며 외식마케팅상과 연간고객서비스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제주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인천경인여대와 제주한라대 등 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올 6월부터는 외식업체에서 나와 한국외식정보 전임강사로 활동 중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을 대상으로 꿈에 대한 강의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그녀의 놀라운 이야기는 연재에 앞선 인터뷰(이 슈퍼우먼의 힘은 도대체 어디서? 바로 ‘가족’!)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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