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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JDC아카데미 첫 강사로 나선 로봇공학자 데니스홍. ⓒ제주의소리

[JDC 대학생아카데미] 로봇공학자 데니스홍 “항상 이길 순 없어도 배울 순 있다”

피파 월드컵(FIFA World Cup) 우승팀과 로봇축구팀이 맞붙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로봇이 축구대결에서 인간을 압도하는 순간을 위해, 또 재난현장에 로봇이 투입되는 순간을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가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아카데미' 2015학년도 1학기 강연이 3일 오후 4시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4호관 1층 오션홀에서 열렸다.

첫 강의는 로봇공학자 데니스홍 UCLA기계공학과 교수가 ‘로봇다빈치, 꿈을 설계하다’라는 제목으로 열었다.

세계 최고의 로봇전문가로 알려진 데니스홍 교수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유명한 인물이다. 어린시절 부모님과 함께 스타워즈를 관람한 뒤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품은 이후 현재까지 로봇만 바라봤다.

그가 2011년 시각장애인이 운전하는 무인자동차 시스템은 ‘달 착륙에 버금가는 성과’라는 미국 현지의 극찬을 받았고, 미국 최초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찰리(charli)를 개발한 뒤 연구를 거듭하며 현재는 미 해군의 지원을 받아 함정 화재진압용 로봇을 개발 중에 있다.

미국립과학재단(NSF)의 <젊은 과학자상>, GM의 <젊은 연구자상>,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교육상>, 펩시가 선정한 <세계최고의 두뇌 6인>, Time지가 선정한 <최고 발명품상> 등 무수한 수상들이 그의 이름에 따라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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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공학자 데니스홍.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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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니스홍의 강연에 활짝 웃는 대학생들. ⓒ제주의소리
현재 로봇분야에서 ‘데니스홍’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세가 높아졌지만, 그는 수많은 실패 속에 연구를 거듭하며 이 자리까지 왔고, 무엇보다 반드시 로봇으로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꿈을 품고있다고 강조했다.

데니스홍 교수는 로봇공학자로서 살아가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두 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는 2013년 10월에 열렸던 미국국방성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국의 로봇경진대회’(DARPA Robotics Challenge) 예선전이다. 이 대회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참고해 재난 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자는 목적으로 열렸다.

미국, 일본 등 전 세계 최고의 로봇연구팀들이 참가했으며, 데니스홍 교수가 참가한 ‘THOR’팀도 참가했다.

본 대회서는 8가지 미션이 주어지는데, 로봇이 자동차에 직접 운전을 하고 장애물을 피하고 공구를 이용해 벽을 뚫고 소방호수를 연결하는 등 현재 로봇기술로는 매우 어려운 구성으로 갖춰져 있다.

미션 난이도를 낮춘 예선전에서 THOR팀은 8위에 단 1점이 모자라는 9위를 기록하며 8위까지 주어지는 커트라인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1위에 오른 샤프트(SCHAFT)가 결선 진출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THOR도 기회를 얻게 됐다.

그는 “지금까지 내 로봇은 전 세계 로봇축구대회(RoboCup)를 비롯해 모든 대회에서 항상 우승했었다. 국방성 대회는 처음으로 실패한 대회였다”며 “사람은 누구나 실패한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은 포기하고 좌절하면 끝이라는 것을 알고서 실패를 분석한다. 분석을 통해 자신이 배운다면 다음 단계로 발전하는 디딤돌이 된다”고 말했다.

데니스홍 교수는 “무작정 ‘실패해도 포기하지 말라’는 말은 그냥 밀어붙이라는 의미다. 실패했을 경우, 다른 방향은 없는지 고민하면서 끊임없이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라며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을 때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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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만든 로봇을 설명하는 데니스홍. ⓒ제주의소리
데니스홍 교수는 자신의 로봇연구 방향을 결정지은 중요한 순간이 2011년이라고 꼽았다.

시각장애인도 운전할 수 있는 무인자동차 시스템을 완성한 그해, 생애 처음으로 스스로 운전을 마친 뒤 눈물을 쏟아내는 시각장애인을 보며 “내가 하는 일이 세상을 바꿀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개발하는 많은 로봇 중에는 발이 없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인공근육 의족과 가격이 저렴한 의수도 포함돼 있다”며 “로봇으로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따뜻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데니스홍 교수는 "앞으로 로봇이 인간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로봇이 인간을 축구로 이길 수 있을까?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로봇이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금도, 앞으로도 열심히 연구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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