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특별자치도 디자인건축지적과장 이병철

제주건축의 정책성확립

최근 관광객 1천만 시대가 열리고, 귀농·귀촌 등 제주 이주민 증가 등 제주지역에 대한 대내외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주택경기가 호황을 보이고 있고, 인구증가 및 투자에 의한 대규모 개발사업 역시 날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식생활·주거문화 환경 등이 바뀌면서 한옥, 양옥 등 개인주택에서 부터 빌라, 팬션, 리조트 등 다양한  형태의 건축이 신축되고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정통성을 살린 제주고유의 건축형태·디자인은 날로 그 모습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원도심·읍면 중심의 기와·초가 등 전통가옥의 보존·계승방안을 비롯하여 신축가옥에 대해서는 지역별 특색을 반영한 제주형 가옥(실내문틀·색채 등)의 고풍을 재현한 설계의 반영방안과 제주산 건축자재(‘돌’ 등 활용)의 사용방안 등 토속 거주민 및 건축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한 표준모형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우리 도에서는 ‘제주다운 건축’의 방향과 모델 등을 심층 논의하기위한 T/F팀을 구성, 미래 “제주건축 정체성 확립을 위한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 및 현장중심의 견학(서울시 장수마을 등)에 나서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한 고견을 받아 과거와 현재가 잘 혼재되어 있고 제주의 독특한 지형을 만드는 풍경을 담은 제주형 건축의 기본모델과 방향등 청사진을 제시해나갈 방침이다.

특히, 공공 및 민간 대형건축물 등 신축 시 설계단계에서부터 주변환경과 조화롭고, 제주의 정통성과 접목한 선진 건축모델 개발을 위해 전문인력(총괄건축가, 공공건축가 등) 확충을 통한 중장기적인 자문이 필요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제주 종합건축행정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전담기구 또한 검토할 단계에 와있다.

美的가치 정립을 위한 노력

제주의 청정환경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 자연유산 지구로서 중산간 및 오름 주변의 경관을 보호하고, 난개발 방지를 위한 우리도의 자연경관 보호정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이를 위해 우리도에서는 매년 공공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여 미적가치를 지닌 신선하고 참신한 작품들을 공모하고 이를 직접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여 나가고 있다.

특히 금년에는 시대적 여건을 반영시키고 제주형 경관디자인의 기준설정과 표준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제주의 색채와 멋,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우리 도 경관 정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제주의 주요 조망점을 기준으로 한 우수한 경관자원의 조망점을 보호하고 관리할 수 있는 건축 및 시설물 스카이라인 계획과 지역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고도관리 방안 등 개발이 필요한 지역과 보존이 필요한 지역의 차별적 관리기준을 마련하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존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관광객 1천만시대를 맞아 자연경관위주의 관광패턴에서 한발 나아가 체험위주의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서는 국제자유도시 위상에 걸맞는 빛 공해 방지를 위한 친환경적 야간경관 기준마련과 함께 지역 및 문화적 특성이 반영돼야 한다. 주민이 주도하는 차별화된 옥외광고 문화거리 조성을 위한 기준마련과 더불어 도시, 해안, 중산간 지역의 아름다운 제주경관과 어울리지 않는 무질서한 색채의 개선 등 미적요인들을 종합적으로 연계한 ‘제주다운 건축문화‘ 마스터플랜 계획수립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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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 디자인건축지적과장 이병철. ⓒ제주의소리
'제주다운 건축', 그 정의와 표준모델의 가치 정립이란 그리 손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제주가 세계 속의 국제자유도시로서 제주건축의 백년대계 위상을 정립하고, 특히 후손들에게 물려줄 제주의 미적가치와 정통성 있는 ‘제주다운 건축문화’를 계승·보전해주는 것은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자 여느 못지않은 유산 중에 하나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제주의 생태적 가치를 세계가 인정했듯이 이제는 우리주변의 돌담, 울타리, 제주의 옛 전통가옥 등 ‘제주다운 건축’의 방향과 모델을 개발하고 보완·발전하는데 행정·관련 전문가 등의 관심과 의견이 모아야 할 시점이다. / 제주특별자치도 디자인건축지적과장 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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