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정신대대책협 대표 특강...“2015년, 새로운 원년 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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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열린 ‘2015 평화나비 콘서트 in 제주 추진위원회’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초청 강연. ⓒ 제주의소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가 하나로 모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수요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주에선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마련한 특별한 무대가 열렸다.

‘2015 평화나비 콘서트 in 제주 추진위원회’는 28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사범대학 2호관 3327호 세미나실에서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국내 곳곳과 미국 글렌데일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그 단체다. 윤 대표는 2008년부터 상임대표를 역임했으며, 20년 넘게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이끌고 있다.

이 날 윤 대표는 2015년이 여러 각별한 의미를 지닌 해라고 강조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자신이 그 동안 직접 만난 할머니들의 사연을 풀어놓으며 ‘진정한 위안부 문제 해결이 무엇인가’를 되물었다.

윤 대표가 처음으로 꺼낸 건 1926년 출생한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

김 할머니는 ‘일본에 가서 일을 하면 돈도 잘 주고, 만약 안 가면 집에 배급을 끊겠다’는 얘기에 15살 어린 나이에 타국으로 향했고 끔찍한 고통 속에서 지내다 22살 때야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다. 고향에 오기 전 김 할머니는 미군에게 심문을 받지만, 미국은 그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침묵했다는 게 윤 대표의 지적이다. 

윤 대표는 “왜 국제사회는 침묵했는지, 유엔군은 왜 쉬쉬했는지, 여성들이 인권유린을 당했음에도 왜 모른 척 했는지를 밝혀내고 그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게 김 할머니에게 있어서의 ‘해결’”이라며 “당시 미국 등 국제사회가 침묵해 범죄를 은폐했던 책임을 지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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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열린 ‘2015 평화나비 콘서트 in 제주 추진위원회’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초청 강연. ⓒ 제주의소리

1922년생인 김상희 할머니. 15세 때 연행되고 24세가 돼서야 인천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러나 사람들의 수군덕거림 속에 결코 마을 안에서 살 수 없는 노릇이었다. 떠돌며 지내다 결국 원치 않는 결혼을 했지만 남편에게 ‘더러운 년’이라는 욕설을 들으며 폭행을 당하며 살아왔다. 무려 61세까지. 김 할머니는 2006년 숨을 거뒀지만, 빈소에는 그 어떤 친지도 찾지 않았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에게 해결이란 지난 세월, 여성들의 죄가 아님에도, 개인의 잘못으로, 수치스러웠던 지난 세기를 반성하는데 있다”며 “해방 이후 한국 사회가 저질렀던 잘못을 모두가 인식하도록 여론을 만드는 일이 할머니의 넋을 위로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를 역사에 남을 기점으로 만드는 데 동참해달라는 호소도 덧붙였다.

윤 대표는 “국제사회로 위안부 문제로 일본을 압박하는 등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광복 70주년인 올해는 새로운 원년을 만들 시기”라고 말했다.

또 “세상은 확 바뀌지 않는다”면서도 “힘을 모아서 여론을 만들고 함께 목소리를 내면 할머니들의 진정한 ‘해방’을 위한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잘못하는 것을 하나씩 고쳐나가고, 그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게 한다면 할머니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을 주최한 제주 평화나비는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는 제주 청년 50여명이 모인 단체다. 광복 70년, 분단 70년, 한일수교 50년을 맞아 올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오는 31일 오후 7시에는 제주대 아라뮤즈홀에서 4.3과 일본군위안부를 주제로 한 평화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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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열린 ‘2015 평화나비 콘서트 in 제주 추진위원회’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초청 강연.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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