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년 임기를 마치며 / 현승탁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2009년 제주상공회의소 제20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상공인들과 도민들께 드렸던 인사말이 떠오른다.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소용돌이가 아무리 우리를 압박해도 여러분과 제가 힘과 뜻을 하나로 모은다면 그 어떠한 역경도 극복해 나갈 것임을 믿습니다.’

6년 전 이맘때 우리나라 대내외 상황이 요즘과 비슷했다. 그래서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각오로 제주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었다.

요즘 대한민국 경제의 앞날에 먹구름이 몰려온다는 불길한 전망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제주경제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 2월 한은 제주본부는 올해 제주경제는 7%의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사실 제주경제는 ‘11년 이후 전국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0년 GRDP(지역내총생산) 증가율은 2.3%에 머물렀으나 ’11년 5.1%, ‘12년 5.2%, ’13년 4.9% 등의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성장률도 4.1%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이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건설업도 가파른 성장세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제주 상공인들이 국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른바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를 나락으로 몰고 간 2008년 전후에도 제주는 관광산업의 고속 성장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 저변에 상공인들의 저력이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2009년 우리 경제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 준 ‘글로벌 제주상공인대회’는 제주상공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역사’가 시작됐음을 알려준 계기가 됐다. 지역 차원에서 국내외 상공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를 개최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글로벌 제주상공인들이 고향 제주에서 ‘글로벌 마켓’을 열고 제주상품의 세계화를 선언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내 뿐만 아니라 국내외 굴지의 기업들이 참가해 제주의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제주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이어가기 위한 ‘실핏줄’과 같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 지속가능한 연대의 틀을 마련했다. 지난해까지 모두 네 차례 열린 ‘글로벌 제상대회’는 ‘더 큰 제주’를 위한 경제담론을 형성하면서 제주경제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 중심에 제주 상공인들이 있었다.

제주의 가장 큰 현안인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문제도 상공인들이 의지가 곳곳에 녹아들면서 지역의 ‘의제’로 부각돼 정부의 움직임을 이끌어내고 있다.

구직자와 구인 업체의 간극을 좁혀 맞춤형 인력을 육성, 공급하는 인적자원개발사업도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제주상의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의 결실이 나오기 시작하는 올 연말부터 도내 고용시장도 따뜻한 기운이 일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상의가 지역 경제계의 ‘맏형’이라는 격(格)에 걸맞은 역할을 다하면서 도민들이 상공업계를 보는 시각도 매우 우호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더불어 상생하는 분위기도 정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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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승탁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 제주의소리

지난 6년 제주상의의 분주했던 시간들은 상공인들이 열정이 더해지면서 훗날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올해로 창립 80주년이라는 짧지 않은 연륜을 지니게 된 제주상의의 역할은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

암울했던 시대적 절망과 서러움을 딛고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떠오른 제주의 성장 동력을 견인하고 있어서다. 다가올 제주상의 100년을 준비하는 우리 상공인들의 더 큰 발걸음에 제주경제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현승탁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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