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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활동가인 임혜성씨가 24일 오후 5시 제주벤처마루 앞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 날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7주년 기념 4.20문화제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서 장애인의날 문화행사...중증장애인 위한 5대 요구안 발표

“큰 딸인 제가 오히려 짐이 된 듯한 죄책감이 많이 들고 스스로 많이 미워했습니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뇌성마비 장애인활동가 임혜성씨가 꺼낸 말이다.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대표적 지역사회 서비스인 ‘활동보조서비스 지원’ 확대를 위한 작은 외침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제주도의회,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24일 오후 5시 제주벤처마루 앞에서 제35회 장애인의 날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7주년 기념 4.20문화제를 열었다.

임씨의 바람인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의 활동을 보조하는 제도다. 장애인들에게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생존권이다.

국내 전체 장애인 250만명 중 2.4%, 1~2등급 등록장애인의 11%에 해당하는 6만여명에게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예산부족을 제한적 서비스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제주에서는 1~2급 등록장애인 7622명 중 5%인 404명만이 활동보조 서비스 지원을 받고 있다. 장애인들은 생명존엄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1일 24시간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활동보조 서비스 지원을 1일 최대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제주는 2011년부터 자체 예산으로 20시간 추가지원을 시행하고 있으나 이후 정책 확대는 없었다.

태어 날 때부터 뇌성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임씨의 경우 반복적인 생활에 지쳐가던 중 활동보조서비스 지원으로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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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활동가인 임혜성씨가 24일 오후 5시 제주벤처마루 앞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 날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7주년 기념 4.20문화제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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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와 제주도의회,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24일 오후 5시 제주벤처마루 앞에서 제35회 장애인의 날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7주년 기념 4.20문화제를 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임씨는 “부모님이 훌쩍 커버린 나를 목욕시키고 차에 태울때 정말 죄송했다. 스스로를 많이 미워했지만 활동보조서비스 지원을 받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처음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매월 임씨에게 주어진 활동보조서비스는 138시간. 하루 채 5시간도 안되는 정도였다.

임씨는 “처음에는 활동보조서비스를 받는다는 사실만으로 좋았지만 곧 턱없이 모자란 시간임을 알게됐다”며 “활동보조서비스가 확대돼 누구나 누리는 일상을 되길 꿈꾼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기존 토론회 형식에서 탈피해 노래와 발언이 어우러지는 문화행사로 마련됐다. 자유발언대에서는 평범한 삶을 바라는 장애인들의 진솔한 얘기들이 쏟아졌다.

도내 장애인 수천여명의 뜻을 모아 ‘2015 중증장애인 5대 요구안’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활동보조서비스 지원확대’와 ‘장애인 이동권 및 접근권 보장’, ‘장애인 자립생활권리 보장’, ‘장애인 차별과 인권침해 대책마련’, ‘성인장애인 교육권 보장’ 등이다.

고현수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상임대표는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의 생일이라고 표현한 경찰이 있다. 우리 개개인에게도 생일은 있다. 곳곳에서 이렇게 차별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고 대표는 “장애인의 날 하루만 기념하지 말고 함께 어울리며 살아보자”며 “평등한 지역사회를 위해 벽을 허물고 장애인의 눈높이에서 모두가 즐길수 있는 사회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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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현수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상임대표가 24일 오후 5시 제주벤처마루 앞에서 열린 제35회 장애인의 날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7주년 기념 4.20문화제에서 여는 발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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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와 제주도의회,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24일 오후 5시 제주벤처마루 앞에서 제35회 장애인의 날 및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7주년 기념 4.20문화제를 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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