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홍 JTO 본부장, 롯데-신라-JDC에 협의회 구성 제안 “지역상생 모범 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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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코넥시아(CONEXIA)·제주문화관광연구소 주최, 롯데면세점·제주관광공사 후원으로 열린 ‘제주도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포럼’. ⓒ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면세사업자인 신라, 롯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관광공사(JTO)를 하나로 묶는 ‘제주 면세점 협의회’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음성적 수수료 퇴출과 공동 마케팅을 위한 차원이다.

이 같은 제안은 22일 오후 5시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코넥시아(CONEXIA)·제주문화관광연구소(이사장 김형수) 주최, 롯데면세점·제주관광공사 후원으로 열린 ‘제주도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포럼’에서 나왔다.

홍성화 제주대 교수(관광경영학과)가 기조 발표에 나섰고 김동욱 제주대 교수(회계학과)를 좌장으로 이재홍 제주관광공사 본부장과 김주남 롯데면세점 본점장이 토론 패널로 나섰다.

이 날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이 본부장의 발표. 그는 롯데와 신라 두 대기업에 대한 비판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 본부장은 “카지노 같은 경우 평균 매출액의 8%를 (제주)관광진흥기금으로 내고 있지만 면세사업자들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다”며 “롯데면세점에서 매출액의 1%를 사회환원해서 다행이지만, 이게 제도화 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달 롯데면세점이 대대적인 채용 박람회를 열고 400여명을 채용한 데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 일자리의 질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며 “제주도내 면세점에 고용된 1600명 중 정규직은 5.9%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 “마케팅, 기획, 재무 등 양질의 업무는 오히려 서울 본사로 이관되고 있다”며 “면세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드는 패러독스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암묵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수수료(커미션)에 대한 비판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최근 들어 면세시장이 제주관광의 고질적 병폐인 음성적 수수료를 고착화시키고, 오히려 좀 더 구조화시키는 연결고리를 하고 있다”며 “세계 1위 면세산업을 이끄는 이면에는 고질적 병폐인 음성적 수수료, 인두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도한 송객 수수료는 막대한 국부 유출”이라며 “대한민국 관광의 고질적 문제인 저가 패키지를 양산시킨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대안으로 JTO를 포함해 신라, 롯데, JDC에 공동으로 면세사업자들 간 협의회 구성을 제의했다.

그는 “네 곳이 함께하는 면세사업협의체의 주요 임무는 대한민국 관광에 모범을 보이는 면세사업으로 이끌자는 것”이라며 “과거 잘못된 관행을 답습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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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코넥시아(CONEXIA)·제주문화관광연구소 주최, 롯데면세점·제주관광공사 후원으로 열린 ‘제주도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포럼’에 참석한 이재홍 제주관광공사 본부장(왼쪽), 김주남 롯데면세점 본점장. ⓒ 제주의소리

이어 “신라, 롯데, JDC, JTO가 투명한 상거래 질서를 지키는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하자. 지역에 환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과 상생하는 공유가치는 여기서 창출된다고 본다”며 이 협의회가 관행적인 수수료를 없애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롯데나 신라를 파는 게 아니라 우리 '제주'를 파는 마케팅을 했으면 한다”며 “신라와 롯데가 제주브랜드 공동마케팅에 동참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법은 추후 협의회가 구성되면 정할 수 있다고 본다”며 “공동마케팅은 제주관광 전체의 그릇을 살찌우고 제주관광의 결실이 지역에 떨어지는 구체적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제주면세산업이 특정 대기업이 독식하는 가진자들 만의 잔치가 아니라 지역과, 관광산업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제주형 면세 모델을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눈길이 쏠린 것은 그 다음 패널인 김주남 롯데면세점 본점장의 답변. 그러나 그는 발표에서 롯데면세점의 현지법인화, 지역중소기업과의 상생, 다양한 사회공헌을 약속했지만 이 본부장의 제안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객석에서는 곧 “이 본부장의 제안에 대해 답변을 해달라”는 질문이 들어왔고 이에 김 점장은 “물론 용의가 있다”고 짧게 답했다.

분명하지 않다고 여겼는지 “예스(Yes)냐, 노(No)냐”는 질문이 거듭 제기됐고, 이에 김 점장은 웃으면서 “오브 코스(Of course)”라고 답해 협의회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 기조발표에 나선 홍성화 교수는 제주지역 면세산업의 이익환원의 방법으로 바오젠거리 일대를 쇼핑센터로 지정하고 관련 시설 구축에 롯데-신라가 적극 협조하는 방안, 면세점 해외지사를 통한 제주 브랜드 홍보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 날 축사를 위해 참가한 권영수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관광수입이 대기업 면세점에 편중되고 지역경제 환원에는 미미하다는 의견이 있다”며 “지역상권과의 이익공유가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9월 16일과 17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되는 국내 유일의 국제면세여행유통산업전시회·컨퍼런스인 ‘IDutyFree 2015’의 사전 행사다. 관광산업의 본 고장 제주에서 면세산업 관련 전문가와 함께 제주의 면세산업의 현 주소를 짚어보기 위한 차원에서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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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코넥시아(CONEXIA)·제주문화관광연구소 주최, 롯데면세점·제주관광공사 후원으로 열린 ‘제주도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포럼’.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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