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생태관광 이야기] (4) 주민참여 생태관광이란

요즘 여러 토론회에서 ‘보전과 활용의 도구’로 생태관광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때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생태관광의 효과로 한정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때마다 조금 불편한 마음이어서 이번 글에서는 주민참여 생태관광이 무엇인지 쓰려합니다. 서로 소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생태관광은 환경보전의 또 다른 방법입니다. 환경을 보전하는데 지역 주민의 역할과 참여가 있으면서, 그 보전된 자연이 지역 주민의 삶의 복지를 높여 줄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생태관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복지를 높이는 세밀한 요소에는 주민 소득이라는 경제적 요소가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생태관광의 목표가 주민 소득만으로 국한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생태관광을 하는 회사나 마을은 저마다의 목표가 있습니다. 제가 함께하는 선흘1리 마을의 목표는 ‘주민행복’이 최우선입니다. 그 다음으로 청년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시 마을로 돌아와 살면서 학교도 마을분교로 보내고 일자리도 마을에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과 어르신들의 물리치료실을 하나 마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살고 싶은 마을, 행복한 마을을 가꾸기 위해 여러 가지 주민 대상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 집니다.

공공미술이 그렇고, 70세 이상 어르신들의 그림동화 만들기가 그 예입니다. 물론 환경 보전을 위한 주민들의 역할도 흥미와 재미 그리고 만족감을 더하는 방법을 찾습니다. 이렇듯 여행자도 즐겁지만 주민도 행복할 수 있어야 생태관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주민참여 생태관광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써 보겠습니다.

보전과 활용면에서 주민 참여를 보면, 먼저 지역 자연에 대한 주민 인식의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보호지역 규제가 결코 불편한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마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역발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 인식의 변화로 생활환경의 친환경 개선이 이루어지며 농업도 차츰 차츰 친환경으로 전환을 준비해 나갑니다.

공동체 활성화 면에서의 주민 참여를 살펴보면, 생태관광에 대한 모든 결정을 주민 전체 원탁회의를 통해 의논·결정하고 동시에 각자의 역할이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소외되는 주민이 없는 거지요. 그러는 과정에서 소통이 이루어지며, 과정이 행복한 생태관광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협력네트워크 면에서의 주변 참여도 아주 중요합니다. 사실 생태관광은 주민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힘듭니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지요. 주민과 행정, 전문가, 여행사, 환경단체로 이루어진 협의체라든가 생태관광의 깊이를 더하는 예술가들의 참여가 있어야 합니다.

하례리와 선흘1리에는 여러 예술가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하기도 하고 그림동화를 만들기도 하고, 작품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또한 지역에 맞는 특별상품을 기획하여 상품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민참여 생태관광의 효과를 살펴보면, 무엇보다 앞서 환경인식 향상을 들 수 있습니다. 여행자와 주민이 더불어 자연의 가치를 재인식 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회 공동체 의식도 높아지고 친환경 일자리가 많아짐과 동시에 여행복지와 생태복지를 확산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으며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생태관광입니다.

다시 말하면 생태관광은 주민참여를 통해 환경보전과 지역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도구입니다.

159950_180882_4604.jpg
▲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 ⓒ 제주의소리
요즘 제주도의 땅값 상승이 전국에서 최고라고 합니다. 아마도 중국 자본과 도외 자본 유입이 낳은 결과라 봅니다. 그러면서 요즘 삼삼오오 모이면 차세대에 대한 걱정이 대화의 주제로 등장합니다. 높아진 땅값 덕분에 지금 청년들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땅 한 평 사기가 힘들어질 거라는 걱정입니다. 이 대화는 걱정이 아니라 사실이 되리라 보입니다.

이런 시기에 지역 공동체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높아지는 땅값에 같이 춤추지 말고, 지역의 땅들을 지켜내서 제주도의 청년들에게 물려 줘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땅을 외지 자본에 파는 것을 자제하고, 농지는 농지로서 제 역할을 하게 땅을 놓아두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은 혼자서 하기는 어렵고 힘듭니다. 공동체가 함께 해야 합니다. 그 길에 주민참여 생태관광이 한 역할을 하기를 바라며, 저 또한 그 길에 역할이 있기를 바랍니다. / 고제량 제주생태관광협회 대표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