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성지' 될 김만덕기념관 개관...종잣돈 기부 <제주의소리> 감사패

제주시 원도심 한복판에 ‘나눔의 성지’가 될 김만덕기념관이 29일 문을 열었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11시 원희룡 제주도지사,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정운찬 전 총리, 고두심 김만덕기념사업회 상임대표와 각 기관단체장,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김만덕기념관 건립이 '나눔과 봉사'라는 김만덕 정신을 세상에 퍼트리는 데 밀알이 되기를 기원했다.

고두심 상임대표는 “산지천에 그 분의 행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이 곳이 아니면 안됐을 것”이라며 산지천변에 들어선 기념관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 “앞으로 김만덕 할머니의 나눔과 봉사정신이 관광자원의 역할을 하게 될 날도 올 것”이라며 “기념관이 해야할 일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IMG_5640.JPG
▲ 29일 열린 김만덕기념관 개관식. ⓒ 제주의소리


원희룡 지사는 “제주를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단연 김만덕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평화의 섬을 추구하는 제주정신은 김만덕 할머니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척박한 환경에서 이룬 성공을 혼자만 누리지 않고 나눈데다,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와 서민과 평생을 나누는 삶이야 말로 제주정신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고 김만덕 정신을 기렸다.

구성지 의장은 '가난한 사람이 켜는 촛불 하나'라는 뜻의 ‘빈자일등(貧者一燈)’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김만덕 할머니가 부를 쌓았지만 그것을 빠짐없이 나눈 그 마음이야말로 빈자일등”이라며 “기념관 개관을 통해 빈자일등의 마음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꺼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정운찬 전 총리는 “김만덕 할머니는 세상에 유례가 없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모델이자 선각자였다”며 “300년전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마음, 동반성장을 꿈꿨던 김만덕 할머니를 존경한다”고 깎듯이 예우했다. 이어 “기념관 개관이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제주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필호 중앙일보 부회장은 “김만덕은 제주 위인일 뿐만 아니라 전국적, 세계적 위인”이라며 “그 가치와 정신을 전개하는데 이 기념관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a1.jpg
▲ 29일 열린 김만덕기념관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고두심 김만덕기념사업회 상임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정운찬 전 총리(왼쪽부터). ⓒ 제주의소리
IMG_5609.JPG
▲ 29일 열린 김만덕기념관 개관식. ⓒ 제주의소리

개관식의 의미에 걸맞는 행사들도 함께 진행됐다.

김만덕의 나눔 정신 계승·발전을 위한 기념관 건립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제주의소리>를 대표해 고홍철 상임대표가 감사패를, 오순금 서귀포시 주민생활지원국장과 조순여 제주도 여성정책과 사무관, 고영숙씨가 공로패를 받았다. <제주의소리>는 2010년 개최한 제3회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를 통해 모은 1300만원을 기념관 설립 기금으로 내놓은 바 있다.

또 기념관 건립에 일조한 문기호 이다종합건설 상무이사, 이현지 토펙엔지니어링 차장, 최정락 비엠비 차장, 김유진 비엠비 대리, 홍성희 제주도 노인장애인복지과 사무관도 표창패를 받았다.

개관 첫 날부터 나눔행렬도 이어졌다. 개관에 앞서 김상훈 초대 관장이 취임 축하 화환을 정중히 사양하자 대신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나눔쌀 2000kg가 로비 앞에 가득 쌓였다. 이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증한 것. 김 관장은 환하게 웃으며 고승화 공동모금회 회장에게 쌀을 전했고, 고 회장은 “뜻을 받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김만덕기념관은 부지면적 1977㎡, 건축연면적 2902.87㎡,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나눔교육관(1층), 기부센터 및 체험관(2층), 전시실(3층)로 구성됐다. 학습공간, 나눔과 베풂 교육장으로 활용된다.

제주도는 2013년 9월 건축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거쳐 총사업비 153억원을 투입, 12월31일 첫삽을 뜬 후 1년 6개월만인 지난 3월2일 건축물을 완성했다.

기념관 관람료는 어른 1000원(단체 800원), 청소년·군인 500원(단체 400원), 초등학생과 만65세 이상은 무료다. 제주도민은 50% 할인된다. 매월 첫째주와 셋째주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IMG_5519.JPG
▲ 29일 열린 김만덕기념관 개관식에서 고두심 김만덕기념사업회 상임대표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는 고홍철 <제주의소리> 공동대표(가운데). ⓒ 제주의소리
IMG_5594.JPG
▲ 29일 열린 김만덕기념관 개관식. ⓒ 제주의소리
IMG_5654.JPG
▲ 29일 열린 김만덕기념관 개관식에서 김상훈 김만덕기념관 초대 관장(맨 오른쪽)이 고승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맨 왼쪽)에게 취임 축하 화환 대신 받은 나눔쌀 2000kg를 전달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