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ODA 추진전략 세미나...이태주 교수 “단순 시혜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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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제주한라대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 ODA 추진 전략 세미나’에서 발표에 나선 이태주 한성대 교수. ⓒ 제주의소리

제주의 미래비전인 ‘세계평화의 섬’을 향하는 길에 ‘공적개발원조(ODA)’라는 새로운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제주가 국제적으로 평화의 섬이라는 가치를 인정받고 평화 확산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내용은 제주한라대학교(총장 김성훈) 주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후원, 글로벌발전연구원(ReDI)의 협력으로 12일 제주한라대 금호관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 ODA 추진 전략 세미나’에서 제시됐다.

ODA는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원조를 뜻한다. 한국에서는 31개 기관이 ODA를 진행중이고 총 규모는 2조3782억원에 이르지만 아직까지 지자체 차원의 참여는 미미한 상황.

이 틈에서 제주가 앞장선다면 국제적으로 ‘세계평화의 섬 제주’의 위상을 확실히 높일 수 있다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태주 한성대 교수(ReDI 원장)는 “세계평화의 섬 확산을 목표로 하면 중앙정부가 접근하지 못하는 영역을 제주가 리더십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주는 이미 세계평화와 개발도상국에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제주도 차원에서 개발도상국과 함께할 수 있는 의미있는 사업들이 많다”면서 두 가지 전제를 뒀다. 하나는 구체적 비전과 전략. 다른 하나는 유관기관간 협력.

그는 “2030년까지 확실한 추진계획, 중장기 전략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단순히 지자체 장이 한 번 개발도상국을 방문하고, 기자재 정도를 내주는 시혜적인 사업을 할 단계는 지났다”고 말했다. 또 “제주에 지속적인 시너지 효과를 도출하는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며 “제주도, 국제기구, 대학, 제주평화연구원, 국제연수센터, 기업 등이 참여하는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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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제주한라대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 ODA 추진 전략 세미나’. ⓒ 제주의소리

그러면서 △문화유산 보존과 관리 △재난안보와 조기경보 체제 구축 △사이버 안보 지원 △귀환 이주민을 통한 고향 개발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평화구축 전문가 양성센터 건립과 집단 치유·화해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등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평화구축 전문가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평화의 섬을 통한 ODA는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제주만의 고유한 트레이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경민 제주대 교수도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 평화의 섬을 연결해서 보면 제주가 ODA를 추진해야 할 당위성이 분명하다”며 “제주의 비전이 적극적 평화를 포함하는 만큼 제주에 있어서 ODA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김종근 제주도 국제관계대사는 축사에서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은 우리의 경제발전을 자국의 경제발전 모델로 선정하고 과거 우리의 발전 전략과 경험을 공유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전문가 파견과 자국 연수생의 방한 연수 등을 바라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번 세미나는 2015년 KOICA 대학교 국제개발협력 이해증진사업의 일환으로 ODA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기 위한 세미나다. 제주한라대 국제개발협력 이해증진사업책임자인 강선주 교수와 KOICA는 작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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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제주한라대에서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 ODA 추진 전략 세미나’.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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