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라호텔 ‘프라이빗 오션 테라스’ 두고 당국은 “문제없는 지역” 답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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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벽 일부가 붕괴된 중문해수욕장 북축 해변의 1일 오후 모습. ⓒ 제주의소리

1일 건물 바로 밑 토사가 무너져내린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신라호텔 ‘프라이빗 오션 테라스’를 두고 각종 안전 관련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당국은 ‘문제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확인 결과 문제가 된 건물은 지난 3월 16일 건축신고됐고, 5월 18일 사용승인을 받았다. 대지면적 2737㎡에 연면적 98.64㎡의 1층짜리 철근콘크리트 건물이다.

100㎡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건축허가 대신 비교적 절차가 간소한 건축신고 절차를 밟았다.

60m 절벽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 때문에 현장에서는 ‘이 지역이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곳이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당국은 사고가 난 뒤에도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건축 인허가 부서 관계자는 “건축신고 절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는 지역이다. 부지를 새로 성토하거나 절토하는 게 아닌, 원래 있던 평탄한 지역에 지은 건축물”이라며 “정상적으로 모든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붕괴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인근 토사가 빗물에 의해 침식되면서 토사가 흘러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느낀 공포감과는 다르게 이 지역은 재해위험구역으로도 지정된 적이 없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애당초 재해위험구역으로 지정된 적이 없었다”며 “건축이 가능한 지역”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에 이 부근이 위태롭다거나 균열이 일어났다는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사고 전날인)30일 이 지역에 90mm의 비가 내린 것이 영향을 끼치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은 ‘빗물에 의한 침식’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이 지역 여름철 집중호우가 일상적인데다 태풍도 아닌 장맛비에 붕괴되고 말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지적이다. 

그보다는 절벽 위 평탄지이더라도 건축공사 과정에서 지반이 약해진데다 장맛비까지 겹쳐 붕괴가 일어난 것이란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재발방지를 위해 건축 절차에 대한 점검도 필요한 상황이다. 

또 산책로만 폐쇄한 채 별다른 후속조치가 없는 점도 안전 불감증이란 지적이 뒤따른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가 조사 계획은 없다”며 “신라호텔의 자체조사 결과가 나온 뒤 이에 맞춰 후속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오픈 당시 호텔측은 이 '프라이빗 오션 테라스'를 두고 “60m 높이의 해안가 절벽 쉬리언덕에 제주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라고 홍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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