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아카데미-나침반교실] (4) 강영자 원장 “회복탄력성 키우기 원리 간단”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성인 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어린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자녀가 역경을 딛고 일어서길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만약 역경을 딛고 단순히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면. 그것도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이런 점에서 강영자 한국리더십센터 제주교육원 원장은 "좌절은 곧 기회"라고 강조했다.

제주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하는 ‘2015년 부모아카데미-나침반교실’ 네 번째 강연이 1일 오후 2시 제주벤처마루 10층에서 열렸다.

교육협동조합 ‘사람’ 대표이사와 감정코칭협회 수석강사를 맡고 있는 강 원장은 지역사회교육협의회 부모교육강사로서, 많은 부모들의 멘토라고 할 수 있다.

강 원장이 과학적 사례 중심으로 들고나온 주제는 ‘나와 내 아이를 살리는 회복탄력성’.

회복탄력성은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나는 것을 뜻한다.

▲ 강영자 원장.

▲ 강영자 원장.

◆ “사람은 에너지로 살아간다”

“사람은 에너지로 살아가죠. 사람이 밥을 먹거나 숙면을 취하면 힘이 납니다. 바로 에너지를 얻는 거에요. 잠을 잘 못자거나 밥을 굶으면 기운이 축 처지겠죠?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그만큼 사람에게 에너지는 중요합니다”

강 원장은 회복탄력성과 에너지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 자신의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다면 회복탄력성 능력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회복탄력성과 관련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학술지에도 실리고 있습니다. 연구로 검증된 사실이에요. 회복탄력성은 굳이 부모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아이에게 키워줄 수 있어요. 심장과학의 대부(代父)격인 미국 맥다니엘 워싱턴대학교 교수는 부모가 음악가였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자랐죠. 하지만 맥 교수는 부모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맥 교수는 성인이 된 후 느꼈죠. ‘사랑도 배워야 한다’고 말이죠”

강 원장은 그렇게 시작된 심장 과학이 병원과 기업, 공직, 교육, 체육 등 사회 전반에서 적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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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자 원장의 강연을 들으며 미소를 짓고 있는 부모 아카데미 참석자들.
◆ 노는 것은 사치?

“자녀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서 놀고 있으면 ‘그만 놀아’라고 잔소리하는 부모가 대부분입니다. 예로부터 시간은 금이라 했고, 노는 것은 사치라고 배워왔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노는 것은 휴식이에요.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는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등 집중하지 못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많아지죠. 왜 일까요? 만성적 피로 때문이에요. 학교, 학원, 숙제가 계속되다 보니 아이들이 지쳐버린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말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강연장이 숙연해졌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굳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휴식을 뺏은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 것 같았다.

강 원장은 성인들이 스트레스를 못 견뎌 하는 만큼 아이들도 똑같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는 딱 뭐라고 정의되지 않았습니다. 강한 요구가 있을 때나 쫓기는 기분일 때, 압박감, 분노, 짜증, 좌절감, 불안, 무기력감 등 감정을 받을 때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어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사람들은 병원에 갈 일이 많아진다. 아무리 쉬어도 피로를 느끼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심지어 근육통과 골다공증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로 성인들이 겪는 고통을 강 원장이 구구절절 설명한 이유는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는 더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

“똑같은 일과 업무를 하더라도 사람마다 회복탄력성이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고, 다른 사람은 일에 지쳐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결국 업무 효율도 떨어집니다. 사람마다 다른데, 아이들은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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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자 원장과 진행자인 이완국 교사가 참석자들과 프리토킹을 하고 있다.
◆ “자녀가 공부 잘했으면 좋겠죠? 그럼 스트레스를 안 주면 돼요”

간단한 원리였다.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 집중력이 향상돼 아이들의 성적이 오른다는 것이다.

다만, 부모는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을 뿐.

학교, 학원, 그리고 숙제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가는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강연장에 앉아있던 부모들은 순간 자신을 '학(虐)부모'라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강 원장이 짧은 영상 하나를 틀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차를 타고 도심지를 달리고 있었다.

공포스럽고, 스산한 기운이 도는 음악이 배경으로 깔렸다.

뒤 이어 똑같은 화면이 나왔다. 배경음악만 달랐다. 이번에는 밝고 경쾌한 음악이었다.

같은 장면이었지만,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영상을 본 소감이 어떻나요? 같은 영상인데 음악에 따라 분위기기 달라졌죠? 다시 생각해봐요. 부모로서 자녀에게 어떤 배경음악을 선물하고 싶나요? 결정은 부모가 해야 하지만, 자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부모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서 강 원장은 감정 컨트롤을 강조했다. 감정을 통제할 수 있으면 회복탄력성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였다.

강영자 원장이 설명한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는 간단한 감정 코칭 방법.

잠시 모든 행동을 멈추고 눈을 감는다.

숨을 5초 동안 들이쉬고, 5초 동안 내쉰다. 이때 가슴과 심장으로 숨 쉰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천천히 호흡하면서 스트레스 받았던 일과 멀어지는 상상을 한다.

끝.

강연이 끝난 후, 하귀일초등학교 이완국 교사의 진행으로 강 원장과 참석자들이 즉석에서 묻고 답하는 ‘즉문즉답’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부모아카데미는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길잡이는 부모에서 출발한다는 취지로 자녀 인성지도와 대화법, 진로 지도, 폭력 예방 등의 교육을 통해 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매월 2~3차례 국내 내로라하는 자녀 교육 전문가들을 초빙해 11월말까지 총 24강좌가 진행된다. 모두 무료다.

다음은 오는 7월 14일 오전 10시 제주벤처마루 10층 강당에서 고병헌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가 ‘자녀교육의 희망은 부모의 삶 뒤에서 꽃피운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자녀를 마주보고 가르치는 교육보다는 부모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하면 자연스레 자녀들이 따라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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