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플러스 제주] 건축가 문훈, 제주 돌-바람-낮은 지붕에 깊은 영감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문훈건축발전소의 문훈 대표가 제주에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쳐놓았다.

국내 최대의 지식콘서트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15’가 10일 제주그랜드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가운데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문 대표는 제주에서 한창 진행 중인 자신의 건축물들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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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플러스 제주 2015에서 첫 번째로 무대에 나선 건축가 문훈. ⓒ 제주의소리

문훈 대표는 파격적인 건축디자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회화와 영상미디어 작업 등을 겸하며 ‘이 또한 건축이 될 수 있다’는 자유로운 상상으로 건축과 예술, 인문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을 받는다.

2005년 한국건축가협회상, 국내 건축학과 교수들이 뽑은 ‘한국건축을 대표하는 12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그에게 영향을 준 것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바람, 그리고 갈대밭과 가을의 황금빛, 낮은 지붕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벌써 제주에서 세 번째 건축물을 만들고 있다.

첫 번째 테마는 제주의 '돌'이었다.

현재 제주시 용두암 부근에 있는 그의 첫번째 작품은 게스트하우스. 용두암의 모습에서 비친 어렴풋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영감을 얻어 만들게됐다. 솟은 용의 머리와 흡사한 전망대가 존재하며 건물 전체가 마치 용두암을 옮겨놓은 듯한 돌과 같은 독특한 질감을 갖고 있다.

그는 "이 색이 나오게 된 것은 현무암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 구멍이 많이 뚫려있는 모습을 형상화해 중정(마당의 한가운데)를 뻥 뚫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금 이 게스트하우스는 건물 가운데에만 지붕이 없다. 여기 가만히 앉아서 의자에 앉아 차분히 비를 맞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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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플러스 제주 2015에서 첫 번째로 무대에 나선 건축가 문훈이 그가 직접 설계한 용두암 근처의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두 번째는 제주의 '바람'이었다.

현재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건설중인 '윈드하우스'를 설명했다. 그는 "제주에 바람이 많지 않나. 바람이 부는 날 여자 머리칼이 나오는 데서 모티브를 받았다"며 "또 변시지의 황금빛과 검은색의 화폭을 보며 이 두 색이 제주와 밀접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황금빛과 검은색. 그리고 바람에 흩날리는 형태의 건물. '이단아' 다운 독특한 관점이었다.

세 번째는 제주의 낮고 평탄한 지붕과 건물형태였다.

제주시 해안동에 새로 디자인하는 건축물은 '낮은 곳에서 밖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전체적으로 낮고 평탄하고 넓은 형태로 설계를 했고, 이에 맞춰 낮고 폭넓은 수평창들이 주변을 감싸고 있다. 그는 "제주도에 특징 중 하나가 바람에 대응하기 위해 낮은 지붕, 자연친화적인 건물들이 있다는 점"이라며 "이를 모티브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격적인 건축디자인으로 이름을 떨친 그지만 제주에서는 그 자연 자체에 깊이 영감을 받은 셈이다. 빼어난 상상력을 가진 그에게 제주라는 공간은 풍부한 영감을 제공하는 화수분과 같은 셈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제주 자연에 대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건물 몇 채를 지으면서 느꼈다.제주가 엄청나게 강한 자연을 갖고 있구나. 강한 자연이 건축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구나. 자연으로부터 배웠다. 그리고 끊임없이 영감을 받고 있다.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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