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학 기자단 '와랑'] 임주연 아라중 2학년
예전부터 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 제주·일본 신화 국제 교류전에 무슨 짓을 해서라도 꼭 가고 싶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때마침 우리 와랑 기자단이 취재할 곳은 이곳이었다. 이곳을 취재할 거라는 팀장님의 말에 나는 자리를 벅차고 일어나 기쁨으로 가득 찬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지만 다른 와랑 기자단들의 눈을 의식해 그러지는 않았다.
그때 느낀 그 기쁨을 그대로 가지고 방문한 제주·일본 신화 국제 교류전은 내 예상대로 굉장히 멋진 곳이었다. 굉장히 조촐할 것 같았던 내 생각과 달리 전시관이 2개씩이나 있을 만큼 그 규모는 웅장했으며, 무엇보다도 역사의 아픔을 가진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이 전시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나아질 가능성이 있기에 이 문화 교류는 우리에게도, 일본에게도 매우 뜻 깊은 교류다.
전시관 내부에 들어간 후 가장 먼저 내 시선을 사로잡은 그림은 내왓당 무신도였다. 내왓당 무신도는 내왓당 본풀이에 나오는 12명의 신들을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이 의미 있는 이유는 우리가 이 그림을 이용해 무속과 뱀 신앙이 두드러졌던 제주 사람들의 생활상과 신앙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왓당 무신도를 모두 감상하고 난 후 우리가 간 곳은 바로 제주·일본 신화 국제 교류전의 하이라이트인 일본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한 곳이었다. 한국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의 그림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분위기나 색채, 소재에서 많은 다른 점이 있었다. 또한 이 그림들을 그린 학생들이 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들 한 점 한 점 모두가 훌륭한 작품이었다.
제주·일본 신화 국제 교류전은 적어도 나에게는 굉장히 재미있고 유익했던 곳이었다. 그렇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생각보다는 작품 출품 수가 많이 없었으며, 특히나 한국 작가들의 그림들은 대부분 바리공주가 부모님을 살리기 위해 간 저승에 있는 꽃밭인 서천꽃밭으로 소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음 전시회에서는 더욱 더 다양한 신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전시해두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