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학 기자단 '와랑'] 임주연 아라중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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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 아이들의 신화 그리 앞에서, 와랑 2기 기자들.
지난 26일 일요일. 태풍이 올라온다고 했지만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던 멋진 날이었다. 우리 2기 와랑 기자단은 첫 번째 탐방 취재를 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을 듬뿍 안고 제주문화포럼에 모였다. 지난 발대식 때 제주의소리에서 모여 만났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때 기사문 쓰기 교육을 받긴 했지만 내가 무슨 주제로 기사를 쓸지 고민이 되었다. 우리는 제주·일본 신화 국제 교류전이 열리는 문예회관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예전부터 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 제주·일본 신화 국제 교류전에 무슨 짓을 해서라도 꼭 가고 싶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때마침 우리 와랑 기자단이 취재할 곳은 이곳이었다. 이곳을 취재할 거라는 팀장님의 말에 나는 자리를 벅차고 일어나 기쁨으로 가득 찬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지만 다른 와랑 기자단들의 눈을 의식해 그러지는 않았다.

그때 느낀 그 기쁨을 그대로 가지고 방문한 제주·일본 신화 국제 교류전은 내 예상대로 굉장히 멋진 곳이었다. 굉장히 조촐할 것 같았던 내 생각과 달리 전시관이 2개씩이나 있을 만큼 그 규모는 웅장했으며, 무엇보다도 역사의 아픔을 가진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이 전시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나아질 가능성이 있기에 이 문화 교류는 우리에게도, 일본에게도 매우 뜻 깊은 교류다.

전시관 내부에 들어간 후 가장 먼저 내 시선을 사로잡은 그림은 내왓당 무신도였다. 내왓당 무신도는 내왓당 본풀이에 나오는 12명의 신들을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이 의미 있는 이유는 우리가 이 그림을 이용해 무속과 뱀 신앙이 두드러졌던 제주 사람들의 생활상과 신앙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왓당 무신도를 모두 감상하고 난 후 우리가 간 곳은 바로 제주·일본 신화 국제 교류전의 하이라이트인 일본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한 곳이었다. 한국 학생들과 일본 학생들의 그림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분위기나 색채, 소재에서 많은 다른 점이 있었다. 또한 이 그림들을 그린 학생들이 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들 한 점 한 점 모두가 훌륭한 작품이었다.

제주·일본 신화 국제 교류전은 적어도 나에게는 굉장히 재미있고 유익했던 곳이었다. 그렇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생각보다는 작품 출품 수가 많이 없었으며, 특히나 한국 작가들의 그림들은 대부분 바리공주가 부모님을 살리기 위해 간 저승에 있는 꽃밭인 서천꽃밭으로 소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음 전시회에서는 더욱 더 다양한 신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전시해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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