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마을 제주 서귀포시 강정. 지난 2007년 4월26일, 강정마을에서 주민 1200여 명 중 불과 87명만이 참석한, 그것도 마을 정관까지 어겨가며 소집된 임시총회를 통해 ‘박수’로 해군기지가 유치 결정된지 어언 3000일. 강정을 생명평화 마을로 만들고자 하는 길고 험난한 해군기지 반대운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 범국민문화제-함께 온 길! 강정평화 3000’ 평화콘서트 현장에 이동편집국을 마련해 강정마을의 생생한 생명평화 기운을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이동편집국-여기는 강정] 이어도로 장터 "걷지는 못해도 이렇게라도 하니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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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강정 평화콘서트에 앞서 열린 프리마켓 '이어도로 장터' ⓒ 제주의소리

1일 2015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마무리하는 범국민문화제 ‘함께온 길! 강정평화 3000’를 앞둔 제주 서귀포 강정천 운동장에는 설렘과 흥분이 가득했다. 대행진 참가자들은 5박 6일 간 기억을 대화로 나누며 때로는 해맑은 미소로 때로는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상황이 녹록지는 않지만 그래도 함께 연대하는 이들이 결코 적지 않으니 서로 힘을 내자고 토닥거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 곳 분위기를 더 훈훈하게 만든 건 운동장 한 켠에 자리한 ‘이어도로 시장’. 강정을 위해 열린 프리마켓이다.

장터를 기획한 최혜영(28.여)씨는 이 장터가 특별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요새 프리마켓이 붐이잖아요. 그래서 제주도에 있는 셀러들이 많아요. 이분들 중에서도 이 대행진에 같이 참여하고 싶은 분들, 또 강정과 어울리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 장터는 이들을 강정과 함께 이어주는 기회에요. 장사한다기 보다는 응원하고 동참한다는 뜻이 더 강해요. 그래서 수익 중 일부를 강정에 기부하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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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강정 평화콘서트에 앞서 열린 프리마켓 '이어도로 장터'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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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강정 평화콘서트에 앞서 열린 프리마켓 '이어도로 장터' ⓒ 제주의소리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김밥과 과일, 아이스크림부터 한라봉스무디,블루베리 에이드, 더치 커피, 봉지 칵테일, 청국장 덮밥, 콩튀기, 수공예품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아랍지역 샌드위치인 ‘샤와르마’를 판매한 손미숙(40.여)씨는 1개를 팔 때 마다 1000원씩 강정에 기부하기로 했다.

“여느 프리마켓과는 다르게 이 곳에 참여한 것은 판매가 아닌 응원이 목적입니다. 강정평화대행진에 동참한다는 의미입니다. 비록 강정평화대행진에 함께 걷지는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참여하게 되니 뿌듯합니다”

제주청년협동조합에서는 김밥과 제주청귤음료를 준비했다. 박건도(25)씨도 응원과 연대의 뜻에서 이번 장터에 참가했다.

“비록 대행진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마무리하는 자리만큼은 꼭 함께하고 싶었어요. 이렇게라도 동참하게 되니 마음이 놓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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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강정 평화콘서트에 앞서 열린 프리마켓 '이어도로 장터'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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