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비전 용역 2차보고회...핵심가치 '청정·공존' 채택해놓고 개발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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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미래비전 수립 용역 2차 추진 상황 보고회가 4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17억원 짜리 제주미래비전 용역에서 제주의 핵심가치가 '청정'과 '공존'으로 채택된 가운데 세부적인 내용이 경전철 도입과 '미니 홍대거리' 조성 등 개발 쪽에 기울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인구증가로 자연녹지가 잠식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도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뜬구름 잡기식 내용만 나열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주도와 제주미래비전연구단(국토연구원 컨소시엄)은 4일 오전 10시 도청 대강당에서 '제주미래비전 수립 용역' 2차 추진상황 보고회를 개최했다. 

제주미래비전연구단은 제주의 핵심가치이자 비전을 '청정'과 공존'으로 설정했다. 슬로건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로 정했다. 주요 이슈로는 △친환경 청정도시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 △스마트 성장도시 △창조산업 도시 △글로벌 관광도시 △문화공동체 도시 등을 제시했다.

용역을 맡고 있는 국토연구원의 조판기 연구위원은 "제주미래비전 용역에서 제주인구는 100만명에 맞춰서 수립하고 있다"며 "기존 도시지역 활용으로 100만명이 수용 가능하고, 미개발토지 950ha를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현재 대중교통 이용률이 23.8%에 불과한데 2040년까지 50%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버스 위주 뿐만 아니라 도심에 경전철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조 연구위원은 쇼핑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대규모 자본이 아닌 제주자본에 의한 아울렛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제주에 오는 중국관광객들이 서울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며 "제주의 경우 아울렛이나 쇼핑관광여건이 안돼 있는데 도민이 주주가 되는 제주자본으로 아울렛몰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 연구위원은 글로벌 관광도시를 위해 '홍대거리'를 제주로 가져오는 전략도 펴야한다고 제시했다.

비전을 '청정'과 '공존'으로 정해놓고, 실행계획에 있어서는 청정보다 개발에 방점을 찍는듯한 내용이 많았다. 당연히 문제제기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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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미래비전 수립 용역 2차 추진 상황 보고회가 4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김태성 제주YMCA 사무총장은 "용역 내용이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물이 된다는 말처럼 제대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은 "그동안 대기업과 외자유치로 인구가 늘면서 부동산이 폭등, 집사는 건 꿈같은 얘기가 되고 있다"며 "제주도민은 외지자본에 뺏겨서 쫓겨나고 있는데 도민의 삶의 질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꼬집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더욱 혹독한 비판을 가했다.

홍 대표는 "제주 미래비전이 '청정'과 '공존'인데 전체적인 내용은 기존 발전계획과 별 차이가 없는 용역이 되고 있다"며 "인구 100만명이 있어야 고급백화점이 들어온다, 컴팩트 시티 등을 얘기하면서 주로 토지이용에 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태계 서비스 총량 개념이 전혀 없고, 대중교통 부문에서는 전임 도정에서도 포기한 경전철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며 "친환경 청정도시에 보행체계에 대한 얘기도 없고 완전히 뜬구름 잡는 얘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홍 대표는 "홍대거리를 가져와야 한다고 하는데, 제주의 바오젠거리는 장사가 잘되자 토착상인들이 비싼 임대료 때문에 쫓겨나고 있다"며 "너무 피상적이고 제주 문제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봉규 제주도건축사회 회장은 중산간에 대규모 시설을 금지하고 있는데 시내권의 경우 도시가 평면으로 확산하면서 자연녹지 잠식이 심각하다"며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근본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강준모 한국도시설계학회장(홍익대 교수)은 "제주발전을 위해 제안한 내용은 너무 많다"며 "제주도민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용역단은 9월 3차 보고회에서 △공유자원(물, 바람, 토지)의 공공적 활용방안 △환경보전형 토지관리 방안 △제주관광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 △투자유치와 일자리 창출 연계 전략 △공존형 친환경 대중교통체계 구축전략 등 현안 과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미래비전용역은 4차까지 보고회를 가진 후 11월 최종 보고회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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