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연산호 군락지 2008년 vs 2015년 수중조사..."해군기지 방파제 공사 원인"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진행중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 바다 연산호 군락지의 서식환경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 전국대책회의는 5일 오전 11시30분 서울(참여연대)과 제주(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어 해군기지 공사에 따른 환경파괴 실상을 폭로했다.

조사는 7월31일과 8월1일 해군기지 공사 현장 남방파제에서 200m 떨어진 강정등대와 강정 앞바다의 무인도인 서건도 일대 연산호 군락지에서 이뤄졌다.

강정마을회는 해군기지 공사 전후의 연산호 파괴를 확인하기 위해 2008년 10월 강정등대와 서건도에서 수중촬영한 사진과 7년후인 현재의 모습을 직접 비교했다.

연산호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야생생물, 국제적 법적 보호종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조사지점은 국내 최대 연산호 군락지인 ‘산호정원’에서 안덕면 화순 쪽으로 뻗어나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 전국대책회의가 5일 오전 11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군기지 공사에 따른 연산호 파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제주의소리

1.jpg
▲ 강정등대 남쪽 약 50m 지점의 수심 12m에서 촬영한 둔한진총산호와 자색수시맨드라민의 모습.ⓒ제주의소리
2.jpg
▲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 전국대책회의가 5일 오전 11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군기지 공사에 따른 연산호 파괴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제주의소리
강정마을회는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2008년 10월 촬영한 지점과 동일한 수중지점에서 동일한 각도로 촬영해 연산호의 서식 상황을 직접 비교했다.

강정등대 남쪽 약 30m 지점의 수심 15m에 위치한 큰수지맨드라미와 감태 군락은 2008년 화려한 모습과 달리 현재는 연산호 자체가 사라지고 각종 퇴적물이 쌓여 골축만 남았다.

등대에서 남쪽으로 50m 떨어진 지점에서는 2008년 촬영한 멸종위기종 둔한진총산호가 색을 잃어 죽어가고 멸종생물인 자색수지맨드라미는 자취를 완전히 감췄다.

강정마을의 자랑이자 대형 자바리 서식지로 알려진 수중동굴의 경우 연산호 개체가 눈에 띄게 줄었고 그나마 생명을 유지한 연산호 역시 먹이활동이 원활하지 못했다.

서건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건도는 해군기지에서 동쪽으로 5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심 5m부터 15m까지 서쪽으로 바라보는 수직 암반지대가 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다.

수심 9m 횡단선은 분홍바다맨드라미와 큰수지맨드라미가 넓게 분포하면서 향후 연산호 군락지가 형성될 잠정 서식지역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3.jpg
▲ 강정마을의 자랑인 강정등대 남쪽 약 90m 지점의 수중동굴. 대형 자바리 서식지로 유명하지만 비교 촬영 결과 연산호 개체가 크게 줄고 그나마 생명을 유지한 연산호도 먹이활동을 하지 못했다.ⓒ제주의소리
4.jpg
▲ 서건도 남쪽 약 100m 지점 수심 15m에서 촬영한 수중동굴 주변 분홍수지맨드라미 군락지. 조사결과 암반 주변의 분홍수지맨드라미 개체수가 상당부분 줄었다.ⓒ제주의소리
조사결과 서건도 남쪽 100m, 수심 15m 지점의 수중동굴 암반에서 분홍수지맨드라미 개체수가 상당부분 줄었고 크기도 매우 작았다. 함께 서식하던 감태는 온데간데 없었다.

강정마을회는 해군기지 방파제 공사로 조류 흐름이 바뀌고 케이슨을 바다에 투하하면서 사석 유입 등으로 부유물질을 발생시켜 강정 앞바다에 퇴적된 것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홍기룡 군사기지범대위 집행위원장은 “연산호 군락의 죽음은 멈춘 조류와 공사중 발생한 퇴적물 이외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공사 전후 수중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연산호 파괴에 대해 제주도와 문화재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연산호 파괴에 대한 실상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