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662_170503_2931.jpg
해수욕장 하루 최대 20만명 몰려, 냉방기 매출 100% 신장...농가는 울상

무더위가 자취를 감췄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8일 연속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등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제주 곳곳에서 더위로 인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부터 8월13일까지 제주시 기준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날이 단 4일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일 현재까지 15일간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졌다.

지난 27일부터는 8일째 제주시 북부지역에 폭염특보가 이어졌고 7월29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6.7도까지 오르면서 기상관측 이례 5번째 높은 기온분포를 보였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에어컨과 식용 얼음 등의 매출이 급증한 반면 제습기는 찾는 손님이 끊기는 등 제품별 매출차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이마트 신제주점의 경우 장마가 끝나고 7월 중순이후 비가 내리는 날도 줄면서 제습기와 우산 판매량이 50%이상 급락했다.

반면 에어컨과 선풍기, 물놀이 용품, 수영복 등은 전년대비 판매량이 100% 이상 증가하며 대조를 보이고 있다.

관광시장도 폭염에 관광객들이 야외가 아닌 실내를 선호하면서 야외형 휴양관광지 보다 냉방기가 가동되는 실내 관광지를 선택하는 피서객들이 늘고 있다.

해수욕장의 경우 더위를 식히려는 피석객들이 몰리면서 제주시 지정해수욕장 7곳의 누적 이용객이 4일 현재 126만38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만8420명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더위가 절정에 달한 지난 주말에는 7개 해수욕장에 20만명 안팎의 피서객들이 몰려들면서 인근 상권과 휴게음식점 등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양돈장과 양계장은 폭염으로 인한 집단 폐사를 막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내 294개 양돈 농가에서는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환기시스템을 총가동하고 있다.

111개 양계농가에서도 산란율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하루종일 선풍기를 돌리고 일부 농가에서는 닭들의 체력 보강을 위해 영양제 공급까지 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더위에 닭과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많으면 산란과 번식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각 농가마다 피해를 줄이기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작물도 걱정이다. 파종이 한창인 제주시 동부지역 당근은 폭염으로 생육이 부진해 농민들의 속도 덩달아 타들어 가고 있다.

물을 연신 뿌려도 모래 토양의 경우 곧바로 증발해 발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분간 비소식도 없어 매일 스프링클러를 돌리는 방법 외에 마땅한 해결책도 없다.

콩과 참깨도 무더위에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파종이 늦은 콩의 경우 성장 속도가 더 더뎌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제주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비 없는 무더위가 이어질 경우 생육에 문제가 생긴다”며 “피해를 줄이기 위한 농가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