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7686.JPG
▲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총동문회와 일반고 전환 추진위원회가 28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총동문회-추진위 "취업 대신 진학, 학력 저하...특성화고 기능 상실"

제주 교육계 최대 현안인 고교체제 개편과 관련해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총동문회와 이 학교 '일반고 전환 추진위원회'가 모교를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환해 신제주권으로 이설해 달라는 요구를 들고나왔다.  

총동문회와 추진위는 28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고교체제개편은 제주여상의 일반고 전환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1966년 문을 연 제주여상이 올해 개교 49주년을 맞았다. 올해까지 1만7000여명의 졸업성을 배출했으며,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전문 여성인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제주지역 유일의 여성 전문인 양성 터전”이라고 모교를 소개했다.

이어 “제주여상은 최근 존립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2009년 특성화고로 지정돼 전문 산업인력 양성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취업률에서 전국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지역 특성화고 취업률은 23%로 전국 평균 44%를 밑돌고 있다. 대학 진학이 목표가 되고 있다”고 어두운 현실을 전했다.

동문회와 추진위는 “상대적으로 학업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특성화고로 진학한다는 인식이 고착화되고 있다. 진학 기피 학교로 전락되면서 학력 저하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고등학교 서열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여상 졸업생들은 취업 대신 대학 진학을 선택하고 있다. 대학 진학률이 74%에 이른다. 진학반이 별도로 구분돼 대입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전공과만 있어 제 기능과 역할을 못하고 있다. 우리는 심사숙고해 제주여상의 일반고 전환만이 존립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일반고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IMG_7689.JPG
▲ 송만숙 제주여상 일반고 전환 추진위원장.

그러면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고교체제 개편을 공약으로(내걸어) 당선됐다. 제주시내 중학생 학부모들은 일반고 진학 비율을 70%까지 확대하길 선호한다. 제주시내 특성화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면 예산이 절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교체제 개편의 핵심은 경쟁력 없는 특성화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고, 경쟁력 높은 특성화고를 키우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우리는 제주여상을 일반고로 전환하고, 신제주권으로 이설할 것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송만숙 제주여상 일반고 전환 추진위원장은 “정부와 도교육청이 고졸 취업률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제주여상에 대한 지원은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특성화고 유지는 학생들을 위한 방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제주여상 학교측은 특성화고 유지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송 위원장은 “우리는 평생 제주여상 졸업생이라는 학적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학교 교사들은 직장인으로서 몇 년만 거쳐갈 뿐”이라며 “진정 학교를 위한다면 일반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동문회와 추진위는 제주도민 1만8043명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를 이날 제주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고교체제 개편은 제주교육이 당면한 핵심 사안이다.  

도교육청은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관련 용역을 맡겨 평준화지역에 일반고를 신설하는 1안과, 특성화고나 특목고를 평준화지역 일반고로 전환하는 2안을 최종안으로 받아놓고 있다.

2안에는 비평준화지역 특목고를 평준화지역으로 이전해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도교육청은 최종안을 바탕으로 고교체제개편 추진 계획을 수립중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