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지원정책 마련 토론회’…“아이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게 가장 큰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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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현정화)와 의원연구모임 제주복지공동체포럼(대표 박규헌)이 28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 지원 정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내게 가장 큰 소망이 있다면 제 아이보다 하루를 더 살고 싶은 겁니다”.

발장장애인을 둔 부모의 맘이 이렇다. 정신이나 신체적인 발달 면에서 나이만큼 발달하지 않아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발달장애인의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11월부터 시행되지만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걸음마 단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생애주기별 맞춤 서비스는 언강생심이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현정화)와 의원연구모임 제주복지공동체포럼(대표 박규헌)이 28일 공동으로 마련한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 지원 정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발달장애인 복지서비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제주도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3279명(지적장애인 2881명, 자폐성장애인 398명). 이는 전체 등록 장애인 3만3002명(2015년 3월 기준)의 10% 수준이다.

‘균도 아빠’로 알려진 이진섭씨(기장해운대장애인부모회)는 이날 토론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부모가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체계적인 복지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진섭씨는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발달장애인 인구비중이 가장 높다”며 “그런데도 장애인주간보호 형태의 센터 14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센터 1곳당 보호받을 수 있는 발달장애인을 15명으로 잡더라도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고작해야 210명밖에 되지 않는다. 도내 등록 발달장애인 수가 3279명인 점을 감안하면 6.4%에 불과하다.

이씨는 “제 아들(균도)은 발달장애인계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진 활동가다. ‘균도와 세상 걷기’라는 이름으로 전국 도보행진을 하면서 발달장애인 복지사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데 일조했다”며 “그런데도 아들은 과잉행동을 이유로 복지관 주간보호센터에서 내몰렸다. 이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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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현정화)와 의원연구모임 제주복지공동체포럼(대표 박규헌)이 28일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 지원 정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이씨는 또 “현실적으로 보건복지부 지침대로 사회복지사를 운영하는 곳도 적을뿐더러 사회복지사의 노동권도 충실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사회복지시설의 발달장애인 문제를 정부와 자치단체가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개입하지 않으면 반복적 현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런대도 제주도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시범사업 공모에 참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권오형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사무국장은 “보건복지부가 8월24일까지 시범사업 공모를 했는데, 제주도는 당연히 응모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응모하지 않았더라”라면 “제주도가 발달장애인 지원에 대한 의지가 있긴 한가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쉬움이 크다”고 제주도 복지정책을 꼬집었다.

그는 또 “발달장애인지원법이 11월이면 시행되는데,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아직까지 깜깜이다. 법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고 중앙의 분위기를 전했다.

권 국장은 특히 “영국의 경우 발달장애인에 대한 개인별 예산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한 달에 1200만원씩 통장으로 입금된다. 1년이면 1억5000만원도 지원된다. 영국도 처음에는 반대가 심했지만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지금은 제도가 정착됐다”며 “발장애인지원센터 예산이 기재부에서 대부분 삭감됐다. 지역에 배분될 국고는 한 푼도 없다. 지역에서 먼저 요구해야 한다”며 자치단체 차원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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