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85㎡이하 10~20% 특별공급 고려” vs 입주기업 “생색 여전...분양 늦춰야”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의 단지 내 기업 종사자 대상 특별분양이 우여곡절 끝에 이뤄지게 됐다. 그러나 해당 물량이 전체 759세대 중 38~76세대에 그칠 것으로 보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생색용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제주시는 6일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기업 종사자의 주택 특별공급 기준’을 고시했다.
법적 근거로 제시한 것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9조 제2항 3호. 여기에는 민영주택 공급시 85㎡ 이하를 대상으로 10% 범위에서 특별공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시· 도지사 승인을 받은 경우 최대 20%까지 특별공급이 가능하다는 내용도 있다.
특별공급 번복 논란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아온 당국과 시행사인 디알엠시티(대표 남우현)가 내놓은 차선책이다.
약 2년 전 디알엠시티는 단지 내 입주자들에게 수요조사를 하며 최대 50% 범위까지 특별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7조의4에는 ‘100분의 50의 범위’에서 단지 내 종사자들에게 특별공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 조항과 관련해 특별공급 입주자격과 선정방법을 규정하는 조항이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시행 불가’ 상황이라는 게 국토부의 판단.
‘50% 범위의 특별공급’을 기대하다 지난 8월말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은 첨단과기단지 내 기업 종사자들은 크게 반발했고, 이 택지를 매각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공사(JDC), 행정 당국, 디알엠시티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상황이 이쯤되자 이들은 현행법 상에서 특별공급이 가능한 근거를 모색했고 그 결과 나온 게 이번 ‘85㎡ 이하 세대 10%~20% 특별공급’안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관련 법규(100분의 50 범위 특별공급) 개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이를 적용받지 못하는 단지 내 종사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현행 규정 내에서 특별공급이 가능한 방안을 고려했다”고 기준 고시 배경을 설명다.
디알엠시티 관계자는 “현재 10~20% 정도를 특별공급 물량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행정 당국과 지속적으로 상의해서 입주자 모집 공고 전까지 그 비율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단지 내 종사자들에게 공급되는 물량은 최대 76세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세대는 759세대지만 해당 규칙이 적용되는 규모가 ‘85㎡ 이하’로 명시돼있기 때문이다.
759세대 중 이 기준을 충족하는 세대는 전용면적 84.79㎡(25.6평)인 380세대다. 결국 20% 최대치를 감안해도 단지 내 종사자들에게 특별공급되는 물량은 76세대를 넘지 못한다.
당초 ‘전체 세대 중 50% 범위 특별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던 종사자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다. 현재 단지 내 종사자들은 규칙 개정을 통해 특별공급 조항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12월까지 분양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첨단과기단지 내 한 입주기업 직원은 “당연히 50%는 특별공급되리라 믿고 거주 계획을 세웠는데 계획 자체가 틀어질 수 있게 됐다”며 “특별공급 물량이 20%라고 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입주 기업 직원끼리 싸우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까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연내 이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당초 특별공급 거부 이유로 제시됐던 하위규칙 미비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이를 감안해 이번 제주시의 고시 안에는 ‘특별공급 규정이 정비되면 이 기준은 자동폐기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때문에 기업 종사자들은 이달중으로 예상되는 분양일정을 두 달 가까이 늦춰달라는 입장이다.
시행사는 정확히 착공일자와 분양시점을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당초 지난 달 11일을 분양공고일로 예정했으나 특별분양 번복과 고분양가 논란 등으로 일정이 연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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