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권역외상센터 민간병원 탈락 개입 의혹에 “복지부가 직접 관장한 공모” 해명

3.jpg
▲ 이은희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왼쪽)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고태순 의원(비례대표).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이 80억 규모의 권역외상센터 유치에서 실패한 게 제주도의 개입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제주도가 “자치단체에서 개입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은희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26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현정화) 제335회 제3차 회의에서 고태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제주에서 지원한 2개 병원이 모두 탈락했다.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전북, 경남, 제주 3곳에 대한 권역 외상센터 추가공모를 실시한 바 있다. 제주에서는 국립 제주대학교병원과 민간병원인 한라병원이 응모했다. 결과적으로 제주지역 두 병원 모두 탈락했고, 전북지역인 원광대 병원만 지정됐다. 경남에서는 신청하지 않았다.

권역 외상센터는 교통사고, 추락 등으로 인한 다발성 손상, 과다출혈 등 중증외상환자에 대해 365일 24시간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외상전용 전문치료센터를 말한다.

권역 외상센터 설치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기관은 80억원의 시설, 장비비와 함께 연차별로 7억∼27억원의 운영비를 지원받게 된다.

고태순 의원은 “9월에 추가공모를 했고, 11월 초에 선정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는데, 11월16일에야 발표를 했다. 선정결과 발표가 늦어진 이유를 확인해 봤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은희 국장은 “복지부가 직접 공모를 시행, 시·도가 개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결과적으로 제주에서 신청한 2개 병원 모두 탈락했다. 제주도는 선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국장은 “복지부는 인구수를 중시하고 있다. 저희는 관광객 1300만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논리를 가지고 복지부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내년에는 반드시 선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 의원이 “일각에서는 제주에서 지원한 모 병원이 1등을 하고도 떨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진위를 파악해 봤느냐”고 추궁하자, 이 국장은 “일각이라고 하는데, 누구냐. 그걸 어떻게 파악하느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제주도가 시행한 공문 내용을 갖고는 공방이 오고갔다.

제주도가 11월9일자로 시행한 <권역외상센터 선정에 따른 의견 제출> 공문은 “권역외상센터 공모 신청한 의료기관에 대한 심사평가시 제주지역 여건상 취약한 국공립의료기관 기능강화 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하여 권역외상센터를 선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고 의원은 “이는 사실상 민간병원은 선정하지 말라는 얘기 아니냐. 제주도는 무슨 의미로 이 같은 공문을 발송했느냐”고 물었다.

이 국장은 “제주도는 알다시피 공공의료가 취약하다. 공공의료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로 보냈다”며 “복지부에서는 (지역에서) 두개가 올라왔기 때문에 도에 의견을 달라고 했고, 그래서 공공의료기능 확대 차원에서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맞섰다.

그러자 고 의원은 “그렇다면 애초에 민간병원은 신청하지 말라고 했어야 하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평가에서 1위를 하고도 떨어졌다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저희는 누가 1위를 했는지, 2위를 했는지 알지를 못한다. 저희는 공정하게 일처리를 했다. 도민사회에서도 공공의료 기능을 강화하라는 주문이 많다”고 말했다.

고 의원이 “도에서 너무 개입한 게 문제”라고 다그치자, 이 국장은 “개입한 것도 없지만, 차라리 적극 개입해서 하나만 올리라면 모를까. (결과에 대해서는) 도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국장은 “내년에는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