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대학생아카데미] (12) 서수진 메이크업 아티스트 “적극적으로 부딪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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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JDC아카데미 강연에 나선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수진 성신여대 메이크업디자인학과 겸임교수. ⓒ 제주의소리

“한 번에 되는 일은 없습니다. 될 때 까지 하는 거죠. 처음부터 안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문제에요”

평범해 보이는 그녀의 얘기가 많은 학생들에게 울림을 준 것은 범상치 않은 삶의 궤적 덕이었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한참동안 고민 많은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아카데미’ 2015학년도 2학기 열두번째 강연이 18일 오후 4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학기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이는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 ‘뷰티의 여왕’으로 불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서수진 성신여대 메이크업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서 교수는 천천히 자신의 인생사를 털어놓으며 객석에 앉아있는 학생들과 벽을 허물었다.

두 번이나 대학에 낙방하고, 어린 나이부터 치열하게 메이크업 분야에서 일하다, 5년 만에 다시 주경야독하며 겨우 대학에 합격했다. 유럽배낭여행 도중 강도에게 목이 졸려 죽기 직전 겨우 살아났고, 그 때 죽음의 문턱에서 죄책감을 느껴 가난한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우고 봉사센터의 운영비를 지원하게 됐다.

남들이 다 눈치만 보고 있을 때 중국으로 시선을 돌려 중국 진출 메이크업아티스트 1호가 됐고, 이후 유명세를 타며 각종 TV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제는 한류스타들이 걱정 없이 맨 얼굴을 맡기는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됐다. 최근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넘어 화장품 회사의 CEO까지 돼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치열했던 삶에서 접한 경험들은 그녀에게 피와 살이 됐다. 여기서 느낀 교훈들을 학생들에게 털어놓았다. 핵심은 적극적인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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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JDC아카데미 강연에 나선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수진 성신여대 메이크업디자인학과 겸임교수.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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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열린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수진 성신여대 메이크업디자인학과 겸임교수의 JDC 아카데미 강연. 한 학생이 서 교수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시작 전부터 ‘안된다’고 하는 건 마음이 스스로 안된다고 시키는 거에요. 저도 어떤 일을 결심했을 때 한 번에 되는 일은 없었어요. 대학도 세 번 도전해서 들어갔죠. 여러 번 두드리고 노력하면 어느 순간 되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 이런 맘을 먹어요. ‘한 번에 되지 않을 거다. 그래서 죽으라고 열심히 해야겠다’ 너무 상식적인 얘기지만 한 번에 되는 게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속편해요”

한 번에 되는 건 없었다. 그녀가 메이크업 분야에서 오늘날 이룬 성취는 하루아침에 달성된 게 아니었다.

모두가 중국진출을 말로만, 소망으로만 되뇌고 있을 때 그녀는 과감히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스스로를 ‘불도저’ 같다고 말할 만큼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해야 한다’는 게 모토였다.

“시행착오를 하면서 배우는 것만큼 머리나 몸에 체득되는 게 또 없어요. 시행착오조차 두려우면 한 발짝도 못 나가는 거에요. 처음부터 안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한 발짝도 못 띄게 만드는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적극적으로 부딪치는 사람은 누구도 이겨낼 수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그녀가 내놓은 충고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얘기였다. 그게 기본 전제라고 했다. 고개를 갸우뚱하던 한 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고 싶다는 물음이었다. 그러자 서 교수는 차분히 웃으며 답했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해서 이기적으로 되라는 게 아니에요. 또 누굴 속이거나 거짓말하라는 게 아니에요. 자기를 사랑한다는 건 좋은 걸 먹고, 외적으로 가꾸는 걸 넘어서 아이덴티티를 갖고 그걸 지킬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자신을 사랑하는 거에요. 이렇게 흔들, 저렇게 흔들거리는 게 아니라 중심이 있는 사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자신을 곧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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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JDC아카데미 강연에 나선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수진 성신여대 메이크업디자인학과 겸임교수.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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