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레코드> (77) 알 수가 없어 /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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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 하나되어 / 오늘 (1990)

‘파나류당’은 5월창작가요제에 모습을 보인 것을 빼면 거의 알려진 것이 없는 밴드이다. 지금까지 3장의 앨범-다른 춤(2010), 진화의 힘(2014), 세대의 흐름(2014)-을 냈지만 여전히 무명밴드이다. 그렇다고 음악이 별로인 것은 아니다. 음악만 들어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의 면면을 살피면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그들은 들국화의 드러머 주찬권이 주축이었던 ‘주찬권 밴드’를 함께하기도 했다. 3집 ‘세대의 흐름’은 고인에 대한 헌정음반이다. 멤버들은 ‘주찬권 밴드’뿐만 아니라 영국 안티포크(Anti-Folk) 씬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는 베테랑들이다. 조선시대 허균이 쓴 글 중에서 ‘유재론(遺才論)’을 보면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인재를 버리게 된다라고 했다. 우리는 좋은 뮤지션들을 얼마나 많이 버리고 있는 것일까. 음악의 위정자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는 밴드 ‘오늘’이 있었다. 이들은 주로 다른 사람들의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하면서 음악을 연명하던 사람들이었다. 참다못해 자신들의 앨범을 냈는데 그 음악이 정교하고 근사하다. ‘Toto’의 성격은 ‘오늘’과 비슷한데 ‘Toto’는 세계적인 빅밴드가 됐지만 ‘오늘’을 기억하는 사람은 몇 없다. ‘파나류당’이 ‘오늘’의 전철을 밟을까봐 불안하다. / 현택훈(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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