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브랜드, 메밀, 고급화, 군납…제주 농수축산업의 새로운 돌파구

IMG_1678.JPG
▲ 22일 영화문화예술센터에서 열린 제주 농수산물 유통발전 포럼. ⓒ 제주의소리

1차 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동시에 6차 산업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시대. 이 틈바구니에서 제주에 새로운 희망이 될 키워드들이 던져졌다.

22일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주최, 제주CBS·제주의소리 주관으로 열린 ‘농수특산물 판매 전략과 6차 산업 연계방안’ 제주 농수산물 유통발전 포럼 토론회에서는 6차 산업을 중심으로 제주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패널들은 제주 농촌에 대한 ‘희망의 증거’를 제시하는 동시에 뼈 있는 비판들도 함께 건넸다. 방법론은 가지각색이었지만 결론은 제주가 지닌 특유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한계를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 제주 감귤, 통합브랜드로 승부한다

IMG_1681.JPG
▲ 22일 열린 제주 농수산물 유통발전 포럼의 토론회에 참석한 허규 농협 제주본부 감귤지원단장. ⓒ 제주의소리
허규 농협 제주본부 감귤지원단장이 제시한 가능성은 ‘통합브랜드’다.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열린 감귤데이 행사에서는 제주 감귤 통합브랜드 ‘귤로장생’의 출범식도 함께 진행됐다. 귤로장생은 제주감귤이 난립된 개별브랜드로 출하돼 발생하는 품질관리의 어려움과 소비자 혼선을 극복하기 위해 통합마케팅 차원에서 기획된 제주 감귤 대표 브랜드다. 확실한 하나의 브랜드로 제주 감귤의 이름값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허 단장은 “귤로장생은 감귤을 명품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시책에 부응하기 위한 통합마케팅의 첫 단추”라며 “생산과 유통의 일원화를 통해 통합브랜드의 시장 조성능력 강화를 위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초창기로 걸음마를 떼고 있는 단계다. 가격 등 전반적으로 평가하기는 섣부르다”면서도 “일반 브랜드와의 차별성 등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전했다.

허 단장은 “각 농협별로 조직된 공선회를 통한 계열화로 불로장생이 안정적인 감귤 가격 형성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도민들이 이런 취지를 이해하고 널리 홍보되도록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메밀의 고향이 제주인 것 아시죠?”

IMG_1699.JPG
▲ 22일 열린 제주 농수산물 유통발전 포럼의 토론회에 참석한 양시연 제주도 식품산업과장. ⓒ 제주의소리
양시연 제주도 식품산업과장이 발견한 희망은 ‘메밀’이었다.

양 과장은 “제주도가 메밀 생산 주산지임에도 이효석의 소설로 인해 스토리가 엮어져 메밀하면 봉평이라는 의식이 지배적”이라면서도 “제주도는 메밀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주는 국내에서 메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다. 전국 생산량의 38%를 차지한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밀 신화를 지닌 곳이 또 제주다.

그러나 생산된 제주 메밀의 95%는 강원도로 보내져 가공되고 있다. 제주에는 체계화된 메밀 가공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정작 부가가치는 강원도에서 창출하고 있는 꼴이 되어버렸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메밀의 가치를 발견한 제주도는 지난 5월 ‘제주메일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양 과장은 “내년부터 30억을 투자해 메밀 향토자원화 사업이 육성되고 있다”며 “로컬푸드 직매장, 체험장, 메밀 활용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제주시 애월에 메밀 가공시설이 이달 말 완공되면서 메밀을 활용한 제품이 나올 날이 멀지 않았다”며 “메밀하면 제주를 떠올릴 수 있도록, 완전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박리다매는 NO...고가 판매 전략 써야

IMG_1703.JPG
▲ 22일 열린 제주 농수산물 유통발전 포럼의 토론회에 참석한 이종현 신천지식품 대표. ⓒ 제주의소리
이종현 신천지식품 대표는 제주의 열악한 제조업 현실을 지적하며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제주는 지금까지 대단위 산업단지가 들어선 적도 없고 앞으로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 제주는 제조업의 불모지”라고 진단했다. 이어 “물자 조달도 쉽지 않고 물건을 밖으로 내보내서 팔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제시한 것은 청정 이미지를 활용한 고가 판매 전략. 그는 “제주에 있어서 대규모로 만들어서 박리다매로 파는 방식은 유효하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제주는 천혜의 자원이 많고, 농수산물들의 풍부하고 품질이 아주 좋다”며 “제주는 청정지역이란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산업단지, 박리다매식 대규모 생산은 제주에 맞지 않다”며 “제주의 청정한 이미지, 풍부하고 훌륭한 자원을 이용해서 소량으로 고가 판매할 수 있는 브랜드를 생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제주에는 명품을 소량으로 만드는 산업이 어울릴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떨어지던 생선 가격, ‘군납’으로 해답 찾다

IMG_1724.JPG
▲ 22일 열린 제주 농수산물 유통발전 포럼의 토론회에 참석한 김금융 한림수협 FPC 유통상무. ⓒ 제주의소리
제주 한림수협은 올해 군 조달시장에서 23억원대의 계약을 따내는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방어 160톤, 광어 70톤 규모의 군납(軍納)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청정 제주산 광어와 겨울 별미 제주방어가 전국 군 부대 식탁에 오르게 된 것. 가격 하락 걱정에 시달렸던 양식업 종사자들에게는 큰 희소식이었다.

이날 김금융 한림수협 FPC 유통상무는 “새로운 소비처를 찾다 떠올린게 군납이었다”며 “방어 군납을 위해 각종 레시피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활어로 가공해서 신선도 맛이 뛰어났고 최우수 상품으로 선정됐다”며 “제주에서 양식을 하는 생산자들의 가격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한림수협에서는 앞으로 내년, 내후년 군납을 더 늘릴 예정이다. 국방부와 절충중에 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이번 토론회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CBS가 주관하는 ‘2015 오감만족 제주 농수특산물 대축제’의 일환이다.

원도심의 중심 상권 지역인 칠성로 일원에서 1차·6차 산업과 연계해 펼치는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축제다. 이틀 날인 23일에는 칠성로 차 없는 거리 소공연장에서 미니콘서트와 문화공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생산자단체와 업체가 준비한 30개의 판매·체험부스를 전시된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