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등 국내 과일산업 "불똥"

최근 제주교역의 오렌지 수입으로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외국산 오렌지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과일생산 농가와 생산자단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국내 외국산 오렌지 유통시장에 다국적 청과메이저 회사를 비롯해 일반 수입업체들까지 증가하는 추세여서 국내 과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렌지 수입량은 2000년 이전만 하더라도 연간 3만여톤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연간 9만∼14만톤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1999년 이전에 1∼5월 수입오렌지 평균가격은 5만∼6만1000원(18kg 상품·가락시장 기준)대에 불과했으나 2000년부터 3만원 내외로 35∼50% 하락했기 때문이다.

1995년 수입오렌지 관세율이 99%에서 매년 약 5% 씩 줄어 올해는 50% 수준이어서 수입 증가를 부추긴 것이다. 또한 델몬트, 선키스트, 돌 등 다국적 청과메이저 회사들이 한국 시장공략 차원에서 물량 공세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이런 여파로 국내 대·소형유통업체는 물론 과일 노점상까지 외국산 오렌지를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의 오렌지 선호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수입오렌지의 범람은 제주 특산품인 감귤 수요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감귤 생산량이 증가됐던 2003년의 경우 1∼3월 도매가격은 8000∼9100원(15kg 상품·가락시장 기준)으로 예년평균 1만3600∼1만8200원대를 크게 밑돌았다.

그리고 시설하우스로 품질 차별화를 노렸던 월동 및 하우스감귤 가격도 예년보다 30% 정도 하락, 감귤 재배농가들의 경쟁력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또 2∼3년 전부터 일부 급식업체들이 국내 과일보다 상대적으로 값싼 오렌지를 구매하고 있어 여타 과일·과채 가격 하락도 부추기고 있다.

올해에도 이같은 오렌지 수입량의 증가로 제주산 만감류(한라봉, 청견)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한라봉의 경우 1kg 4000원으로 예상보다 1000원 낮고, 청견도 1kg 1700~1800원으로 농민들 원하는 2500원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밖에 참외와 토마토 등 과일 과채류의 값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됐다.

지난해 수입된 오렌지는 총 14만4800톤으로 전년 10만2600톤보다 4만2000여 톤이나 증가됐고, 올 들어 3월까지 7만6800톤이 수입된 것으로 조사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7%가량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15만~20만톤의 오렌지가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오렌지 수입업체도 1만톤 이상 수입하는 메이저급 4~5개와 중소업체 등 40~50개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들 업체간 경쟁으로 72과 기준 3만원대를 밑도는 등 3년 전보다 1만원 이상 낮아 소비가 늘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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