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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016년 신입생 ‘0명’, 내년 입학생 1명 재개교 예정…장기적 ‘폐교’ 위기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마라분교가 설립 반세기 만에 신입생은 물론 재학생이 단 한명도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올해 1년간 휴교(休校)가 결정됐다. 장기적으로는 폐교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1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리 소재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를 2016학년도 1년간 휴교키로 결정했다.  

지난 1958년 8월31일 가파국민학교(현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으로 개교·설립 인가를 받은 지 햇수로 57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내년(2017학년도) 신입생이 1명 예정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휴교 또는 폐교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마라분교는 설립 이후 영욕을 이어왔다. 최초 설립 인가 4년 뒤인 1962년 8월26일 부지 993㎡에 1개 교실을 지어 비록 작은 규모였지만 학교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자 1972년 지금의 부지로 옮기면서 1개 교실을 더 신축했고, 숙직실과 급식실까지 조성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마라분교는 한때 학생 수가 많을 때는 20여명에 이르기도 했으나 1990년대 들어 한 자릿수로 줄었고, 1995년과 2000년, 2007년, 2014~2015년 전교생이 1명뿐인 ‘나 홀로 학교’로 겨우 명맥을 유지했다.

지금까지 마라분교가 배출한 졸업생은 총 89명. 1992년까지는 매년 1명씩이라도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이후 20여년 동안, 올해 2월 졸업식을 포함해도 단 5차례만 졸업식이 열리는 셈. 

마라도에 주소를 둔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137명이다. 2010년 108명, 2011년 104명, 2012년 91명, 2013년 106명, 2014년 142명. 다행히 감소세는 아니다. 그러나 실제 마라도 거주자는 7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마라도에는 미취학 어린이가 4명 있다. 4∼7세 어린이들이다. 7세 여자 어린이 1명, 6세 여자 어린이 1명, 4세 남자 어린이 1명과 여자 어린이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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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을 방문했을 당시 재학생 김영주 군(가운데 파란색 상의)과 얘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제공 = 제주도교육청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올해 2월 졸업하는 김영주 군이 중학교 진학을 위해 섬을 떠나면 내년 2월까지 1년간 학교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7세 여자 어린이가 입학하는 내년 3월에 다시 학교를 열 예정이다. 

그러나 최연소인 4세 어린이 2명이 입학(2020학년도) 후 졸업하는 2026년이면 다시 휴교 또는 폐교를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물론 다른 변수가 없다면 말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마라도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1년 휴교 결정을 내렸다. 2017학년도 1명의 신입생이 예정됐기 때문에 폐교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입생이 입학하면 가파초등학교에서 교사 1명과 시설관리사 1명이 마라분교장에 배치될 것”이라며 “현재 마라도 아이들이 그대로 마라분교장에 입학한다면 2020년까지는 신입생이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폐교 문제가 심각히 논의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따라 도 교육청은 5년 단위로 학교 운영계획을 세워, 2020년 이후 마라분교의 신입생 유치 대책을 세우느라 부심하고 있다. 

마라도 주민 A씨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올해 휴교 결정은 도교육청과 협의해 결정된 사항이다. (장기적으로)마라분교장 폐교 우려에 대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폐교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대정읍이 지역구인 허창옥 제주도의원은 "아쉽지만, 당장 학생이 없기 때문에 휴교가 불가피하다. 다만,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는 상징적으로라도 학교가 있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마을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교육당국과 마라분교장을 살리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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