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다문화가정 페스티벌…국경 초월해 모두가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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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제주시 남광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6 설맞이 다문화가정 전통문화체험 페스티벌'. 베트남의 전통놀이인 '뗏(Tet)'을 즐기는 사람들. ⓒ 제주의소리

설 하루 뒤인 9일 오후 제주시 남광초등학교 체육관. 솜사탕을 든 아이들과 손을 꼭 잡은 젊은 부부, 한껏 멋을 낸 청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제기를 차고 윷을 던지는 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다문화가정 제주도협회가 주최하고 제주글로벌센터가 주관, 제주도가 후원하는 ‘설맞이 다문화가정 전통문화체험 페스티벌’은 올해가 어느덧 9회째다. 제주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사는 이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다.

한국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흥미진진한 게임과 이벤트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함께 이국생활을 하고 있는 지인들과 한 데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다. 고국 친구들과 마주한 이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폈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지 7년째인 김자넷(27.여)씨는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처럼 따뜻한 마음을 받고 갈 수 있어 매년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며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만나고 얘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고향에 대한 외로움도 위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가인(베트남 이름 쩐티화.29)씨도 “기분이 너무 좋다. 베트남도 설날을 크게 기념하는데, 마치 고향에 온 기분이 든다”며 “매년 에너지와 활력을 얻고 간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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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제주시 남광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6 설맞이 다문화가정 전통문화체험 페스티벌'. 윷놀이를 위해 모인 인파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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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제주시 남광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6 설맞이 다문화가정 전통문화체험 페스티벌'에서는 올해도 '씨름왕'을 가리기 위한 시합이 펼쳐졌다. ⓒ 제주의소리

올해 프로그램으로 준비된 것은 한국 전통놀이인 투호놀이, 윷놀이, 씨름. 또 필리핀의 대나무 춤 놀이 ‘팅클링(tingking)’, 베트남의 제기차기 ‘뗏(Tet)’, 중국 서커스의 한 종목인 ‘콩쥬(空竹)’와 같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그들의 놀이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모처럼 고향의 전통놀이들을 마주하자 표정이 더 밝아졌다. 국경을 초월한 화합의 장이었다.

다문화가정 제주도협회의 김정림 사무처장은 “모국에 돌아가지 못해 그리운 마음이 있겠지만, 친구들과 함께 모여 즐거운 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설 이튿 날 친정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선물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행사에 앞서 축사에 나선 원희룡 지사는 “제주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해달라”며 “제주의 다양한 다문화가정에 대해 정착, 취업, 한국어 교육, 단체활동들을 어떻게 뒷받침할지 계속 검토하고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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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제주시 남광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6 설맞이 다문화가정 전통문화체험 페스티벌'.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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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제주시 남광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6 설맞이 다문화가정 전통문화체험 페스티벌'. 한 참가자가 한국의 전통놀이 투호를 즐기고 있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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