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⑦ 육고기 단백질 

지난 회에서 쇠고기 단백질 대신 콩 단백질을 섭취해도 좋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렇다고 동물성 단백질은 도외시하고 식물성 단백질만의 섭취를 권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 중에서 한국인 몸에 더 적합한 것은 어느 쪽일까?

식물성 단백질이라고 한다면 틀린 답이다. “식물성 단백질만 섭취하고 있으면 동물성 단백질은 먹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데는 식물성 단백질도 필요하고 동물성 단백질도 중요한 영양소다.

예를 들어 콩 단백질과 쇠고기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을 살펴보면 같은 아미노산이라도 쇠고기에는 많은데 콩에는 적고, 콩에 많은데 쇠고기에는 적은 것이 있다. 따라서 양쪽을 모두 섭취해야 상호 보완이 돼 단백질 영양에 균형이 잡히게 된다. 

일부 사람들이 식물성 단백질만 섭취해도 된다는 주장을 한다. 이 주장은 다음과 같은 가설(假設)에서 온 것 같다. “농경을 주로 하는 동양인은 육식을 주로라는 서양인보다 장(腸)의 길이가 길다”, “따라서 농경민족이 육고기를 먹으면 장에 오래 머물게 되고(동물성 식품은 식물성 식품보다 소화가 늦기 때문) 부패하기 쉬우므로 몸에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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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그런데, 일본인 나가타(永田)연구팀이 대규모 조사를 한 결과, 동양인과 서양인의 장 길이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나타났다. 그러므로 “농경민족의 장은 식물성 식품을 소화하기에 적합하다”고 하는 등의 얘기는 아무 근거가 없는 것이다.

먹거리를 인류의 진화적인 측면에서 보면, 약 700만년 전 침팬지로부터 나뉘어져 인간이 탄생한 후 오랜 기간을 거쳐서 진화하면서 식물성과 동물성을 섞어서 먹게 된 이른바 잡식동물이 됐다.

수명을 늘이기 위해서는 잡식이 신체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알게 되었을 것이다. 동시에 자연히 인체가 동물성, 식물성 식품 양쪽을 필요로 하는 구조로 진화돼 왔다고 생각된다.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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