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정착 드라마 작가 서희정·윤성희, 곶자왈 지키려 애니메이션 제작


오로지 제주 곶자왈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곶자왈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이들이 있어 화제다. 제주의 매력에 빠져 삶의 터전도 이곳으로 옮긴 드라마 작가 서희정, 윤성희 씨다. 

이들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작품 <곶자왈 낭이> 시사회가 3일 오전 11시 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에서 열렸다.

<곶자왈 낭이>를 만든 단체는 비영리법인 초록별사람들이다. 초록별사람들은 제주 자연의 보전과 치유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창작자 집단이다.

TV드라마 <사랑밖엔 난 몰라>, <태양속으로>, <파라다이스 목장>을 집필한 서희정 작가, <아름다운 날들>, <별을 쏘다>, <총각네 야채가게>를 쓴 윤성희 작가, 그리고 애니메이션 영화 <별주부해로>를 연출한 김덕호 감독이 합심해 초록별사람들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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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초록별사람들 멤버인 서희정, 김덕호, 윤성희. ⓒ제주의소리

이중 서희정, 윤성희 작가는 제주에서 촬영한 <파라다이스 목장>을 계기로 제주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4년 전부터 이곳으로 정착했다.

초록별사람들의 첫 번째 결과물인 20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 <곶자왈 낭이>는 숲과 나무를 부르는 제주어 ‘곶자왈’과 ‘낭’을 합친 제목이다.

내용은 제주도 곶자왈을 배경으로 그 속에서 살아가는 까마귀, 무당벌레, 거미, 뱀 등의 귀여운 캐릭터들과 곶자왈의 기운을 받아 숲을 지키는 정령 ‘낭이 대장’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자연에 대한 배려도 없이 숲을 훼손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곶자왈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 받는 사연도 담았다. 곶자왈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듬뿍 느껴지는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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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곶자왈 낭이> 화면.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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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곶자왈 낭이> 화면. ⓒ제주의소리

시사회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50여명이 참석해 작품을 관람했다. 곶자왈공유화재단,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영상위원회, 음악 단체 ‘아트 앤 아티스트’ 등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단체 관계자들이 상당수 참석했다.

<곶자왈 낭이>는 제주영상위원회의 제주다양성영화 제작비 지원 사업과 제주영상위원회, 제주도개발공사에게 받은 예산으로 제작됐다. 초록별사람들의 자부담 비용도 포함됐다.

이웃나라 일본과 달리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과 시장 상황이 척박한 국내에서 오로지 곶자왈에 대한 애정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초록별사람들의 도전은 무모하기 까지 하다.

‘저희가 제주와의 무슨 인연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을까요? 제주가 치유의 섬으로 영원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게 됐다’는 <곶자왈 낭이> 엔딩 크레디트에는 초록별사람들의 진심이 담겨있다.

참석자들의 격려 박수 속에 성황리 시사회를 마친 서희정 작가는 “제주로부터 받은 치유 에너지를 다시 제주에게 돌려주고자 작품을 제작하게 됐다”면서 제작에 도움을 준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영상위원회, 제주도개발공사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윤성희 작가는 “제작비를 마련하기가 녹록치 않지만 곧 두 번째 작품도 제작에 들어간다. 제주 곶자왈을 소재로 얼음왕국 같은 멋진 애니메이션 장편 영화를 만들고 싶은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또 “제주가 좋아서 제주에 내려왔고 곶자왈이 좋아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작품을 보고 싶다면 비용 걱정하지 말고 얼마든지 무료로 제공하겠다”면서 “곧 열리는 들불축제에서도 <곶자왈 낭이>를 상영할 예정이다. 제주에서 열리는 많은 행사, 축제마다 곶자왈 보존을 위한 <곶자왈 낭이>가 상영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영화 관련 문의: 제주영상위원회(727-7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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