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훈의 과학이야기] (2) 장수식품 ⑪ 장수의 키는 ‘텔로미어’

건강한 장수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자기의 수명이 무엇으로 정해지는가를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운명’일까? 아니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다.

정답은 ‘텔로미어(telomere)’라고 부르는 염색체의 일부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말단 부분에 칼집 형태가 덮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핵속에 있는 염색체도 정확하게 복사돼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진다. 세포 분열시 텔로미어는 그 수가 한 쌍씩 감소된다. 사람의 텔로미어는 태어날 때 1만개의 염기쌍이 있는데 1년에 평균 50염기쌍씩 짧아진다. 그러다 5000염기쌍까지 단축되면 세포의 수명이 다 하게된다. 이것이 인간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태어날 때 존재하는 1만개 염기쌍의 텔로미어가 연평균 50쌍씩 짧아진다면 5000 염기쌍 까지 짧아지는데 약 100년이 걸린다. 말하자면 사람은 누구라도 100세까지 살 수 있는 수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셈이다.

그래서 텔로미어는 ‘생명의 회수권’이라고 불려진다. 신체의 기능이 원활하다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불려지는 것이다. 그리고 텔로미어가 원활히 작동하면 125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신체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이 빨라진다. 즉 병에 자주 걸리거나 흡연을 하거나 흐트러진 생활 습관 등을 가지면 텔로미어가 빨리 짧아진다. 여러 가지 원인 가운데 가장 텔로미어의 단축을 재촉하는 물질이 ‘활성산소’다. 그러므로 활성산소의 피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항산화 작용이 강한 식품을 매일 먹어서 텔로미어의 단축을 느리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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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훈 제주대 명예교수.

일본의 한 과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어떤 장수촌 고령자의 대부분이 보통사람보다 텔로미어가 길었다고 한다. 이 장수촌 주민은 포도나 사과가 생산되는 곳이어서 이 과일을 많이 먹고 있었다. 포도나 사과에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나 비타민류가 풍부히 함유돼 있어서, 이것들이 장수의 한 요인이 되는 게 아닌가하고 추측하고 있는 것이다.




윤창훈 명예교수는

1947년생인 윤 교수는 1969년 동국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동경대학대학원에서 농업생명과학전공으로 농학박사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제주대 식품영양학과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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