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경찰서 수사과 수사지원팀 경장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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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동부경찰서 수사과 수사지원팀 경장 김지훈
가정폭력 현장에 112신고 출동을 가게 될 때면 집안 물건들을 다 집어 던져 산산이 부서진 방 안, 피 흘리며 다투고 있는 부부 뒤로 벽에 반듯하게 걸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환하게 웃고 있는 가족사진을 본다.
 
가정폭력은 1970년대에 사회적 문제로 대두돼 1998년 7월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법제화되기 시작했다. 가정폭력은 직접적인 폭행과 상해, 유기 등 뿐 만 아니라 심한 욕설과 같은 언어적 폭력, 의심과 같은 정신적 폭력도 포함한다.

그 중 상해와 폭행이 85%정도로 다수를 차지한다. 과거에는 가정폭력이 재혼 가정에서 주로 이뤄졌으나 현재는 형제와 친부모까지 폭행에 노출되고 있다. 가정폭력은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대대로 이어져온 유교사상과 가부장적인 가치관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생각이다.

아울러 부모들이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할 준비, 자녀를 양육할 만큼 정서적, 심리적으로 준비되지 못한 채 부모가 돼 경제적인 문제로 지치고 힘들어 서로 이해받거나 이해하지 못한 마음에 그 골이 깊어져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해 일어나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2014년 22만7608건에서 2015년 22만7727건으로 크게 변동은 없다. 반면 검거건수는 2014년 1만7557건에서 2015년 4만822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해온 4대악 중 가정폭력 사건을 강경하게 대응한 결과라고 보여진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여성안심택배, 여성안심스카우트, 안심이(어플리케이션)과 데이트 폭력 상담 전용 콜 등을 마련해 다방면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들도 여성 인권 및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시선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

빠른 시일 내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깊이 박힌 왜곡된 가정에 대한 문화가 변화돼 가정이 본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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