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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도민 대토론회’가 27일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옛 제주대학교 병원)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지역문화 발전 제주도민 대토론회...대학교 학과 등 '기획자' 양성 과정 개설 주문


제주가 문화예술 불모지란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예술인과 대중을 연결시키는 젊은 문화기획자를 양성하는 교육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이런 인재들이 지역사회에 무사히 안착해 주민과 호흡하며 살아갈 수 있게 제주도,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정책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제주도 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주관한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도민 대토론회’가 27일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옛 제주대학교 병원) 3층에서 열렸다. 현재 이곳은 리모델링 작업과 함께 전시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문화예술섬 제주, 누가 만들 것인가?’로 정해졌다. 토론회는 앞으로 연말까지 일곱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문화예술섬을 ‘누가’,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 세분화해 논의한다. 

발제자로는 박신의 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박경훈 전 제주민예총 이사장, 김종길 경기문화재단 문화재생팀장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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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가 열린 장소는 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로 리모델링 중인 옛 제주대학교 병원이다. ⓒ제주의소리

지역문화기획자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다사리문화기획학교’를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김 팀장은 청년 예술가들이 동네마다 자리를 잡고 계속 살 수 있느냐가 지역문화예술 발전의 핵심이라고 꼽았다.

청년 실업이 늘어나고 전국 청년들이 여전히 서울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자유로운 형태로 지역에 안착해서 최소한 ‘밥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정도로 예술가들이 자생한다면 그들이  궁극적으로 지역문화예술이 키우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1기생을 배출한 다사리문화기획학교는 음악단체 ‘살롱시소’, 여행 잡지 제작사 ‘사만킬로미터’, 문화프로그램 기획사 ‘빙고믹스’ 등을 배출했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 중앙·지방 정부의 지원정책은 ‘문화예술은 영리 불가’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돈을 벌어서 지역에서 먹고 살 수 있을 만큼만 만들어주는 일종의 ‘마중물’ 정책으로 바뀌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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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사리문화기획학교를 통해 전문 문화기획자를 양성하고 있는 김종길 경기문화재단 문화재생팀장. ⓒ제주의소리

실제 다사리문화기획학교도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위한 예산을 상황에 따라 1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고 있다. 단, 소비의 내용을 같은 교육생들과 공유하고 자신이 활동할 지역 현장에서 가서 아이템을 잡는데 사용해야 한다.

박경훈 전 이사장은 지금 제주에는 예술 생산자와 민간인을 이어주는 ‘기획’ 전문 인력이 시급하다면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만여명으로 추정되는 도내 예술가 가운데 전통적인 작품 창작자가 56.6%에 달하고, 인력풀(Pool)인 대학 역시 창작에 맞춰져 있어 사실상 기획자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는 것이다.

박 전 이사장은 ▲예술고등학교 신설 ▲기획자 양성 학과 신설 ▲학과가 안된다면 대학원 과정이나 민간 아카데미 과정 신설 ▲비전문가까지 사용 가능한 자유로운 창작 공간 다수 확보 ▲행정기관 내 문화예술 전문직 고용 확대 등의 정책으로 '생산', '소비', '유통'이 순환하는 문화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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