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대학생아카데미] 맹주공 “새로운 아이디어, 콘텐츠가 살아남는 시대”

전 세계인에게 웃음 폭탄을 선사한 국내 히트 애니메이션 작품 <라바(Larva)>의 경쟁 상대는 같은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다. 라바를 만든 맹주공 투바앤 제작본부 감독은 “라바의 상대는 MBC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다. 더 재미있고 코믹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대학교와 <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하는 'JDC 대학생아카데미' 2016학년도 1학기 일곱 번째 강연이 28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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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 '라바'를 만든 맹주공 감독. ⓒ제주의소리

이날 강사로 나선 맹 감독은 자신이 처음부터 애니메이션에 뛰어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지만 '나의 이야기와 생각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졸업 후 애니메이션으로 진로를 바꾼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 과정은 ‘너무 힘들었다’고 거리낌 없이 밝힐 만큼 만만치 않은 시간이었다. 벌레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라바> 역시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의심했지만, 개성 있는 아이디어에 대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믿음은 성공으로 돌아왔다.

2011년 세상에 선보인 <라바>는 프랑스, 미국, 스페인을 비롯해 전 세계 16개국에서 상영된 국내 대표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올해에는 국내 애니메이션 최초로 미국 주문형 동영상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전 세계 190개 나라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맹 감독의 발상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 것이다.

<라바>의 매력은 대사 없이 캐릭터들의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 구성이다. 그는 대사 없는 작품을 만든 이유에 대해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가인 찰리 채플린의 영화는 국가가 달라도 누구나 볼 수 있는 일종의 몸의 언어다. 애초 국내 시장만 생각하지 않고 해외 시장까지 염두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케이블, 공중파 모두 진출하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보는 작품이 됐다. 그 비결에는 남다른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


작품의 질만큼 마케팅을 중요시 한다는 맹 감독은 "버스, 지하철, 편의점 등 영상이 있는 어디든 <라바>를 보여주자는 생각이었고, 결국 인지도를 쌓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맹 감독은 노란색, 붉은 색 벌레 두 마리가 주인공인 <라바>의 탄생뿐만 아니라, 상품 디자인으로 적용되는 과정까지 모두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캐릭터를 상품화하는 초창기에는 ‘누가 벌레를 제품 디자인에 넣느냐’는 부정적인 인식이 파다했다는 것이다.

다만, 작품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소시지이나 빵 같은 식품에도 캐릭터가 들어갔는데, “특히 먹는 제품에 <라바> 캐릭터가 들어갈 때 정말 기뻤다”고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벌레 주인공과 슬랩스틱 개그를 접목시켜 성공한 <라바>에서 보듯, 맹 감독은 창의성을 가지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때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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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 감독은 벌레를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삼은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성공했듯이, 새로움에 대한 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그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 하면 안된다. 어느 영역에서든 새로워야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 “처음부터 <라바>의 경쟁 상대는 같은 애니메이션 작품이 아니었다. TV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나 라디오스타, 영화를 목표로 했다. 다른 애니메이션과 차별화하려면 더 웃기거나 더 감동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영상 분야인 경우, 유튜브(Youtube)나 비미오(Vimeo)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세계 시장으로 진출 할 수 있는 조건이 비교적 괜찮아졌다고 바라봤다. 실제 <자니 익스프레스>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든 우경민 감독도 온라인으로 작품을 올리면서 대형 스튜디오와 연결이 된 사례를 소개했다.

맹 감독은 “미래의 핵심 가치는 차별화된 콘텐츠다. 기계와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지만 그런 기술로 보여줄 소프트웨어는 창의적인 콘텐츠가 없이 쉽게 만들어내지 못한다. 여러분이 어떤 직종에 있더라도 나만이 할 수 있는 능력, 차별화된 창의력을 가지려고 노력하면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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