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오픈 첫날 ‘장사진’, LH삼화지구 임대주택 홍보관은 한산...제주도 “전매 강력단속”

▲ 29일 오전 방문객들이 대거 몰린 제주시 이도2동 제주 꿈에그린 견본주택. ⓒ 제주의소리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아파트 한화 ‘꿈에그린’의 제주시 이도2동 견본주택(모델하우스) 개관 첫 날인 29일. 공식 오픈은 오전 10시 30분이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많은 방문객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시간이 흘러도 행렬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내부혼잡을 막기 위해 관람객을 일정 인원씩 들여보냈는데, 이로 인해 생긴 줄은 건물을 한 바퀴 돌아 정문 앞에서도 꼬리를 물 정도였다.

일대 이면도로는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견본주택 옆에 마련된 주차장은 일찌감치 꽉 찼고,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주변을 배회하는 차량들도 많았다.

모델하우스 내부에서도 실제 아파트 내부 모형을 볼 수 있는 전시공간 앞에서는 줄이 이어졌다.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제주 꿈에그린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엿볼 수 있었다.

제주시 아라동에 거주하는 김수현(35·여)씨는 “사실상 제주시 도심 내 마지막 대단위 브랜드 아파트인데다가, 분양가가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 시중거래가보다 저렴해 자연스레 사람들이 몰린 것 같다”며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전매)프리미엄을 노린 사람들도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시 외도동에서 온 진종건(44)씨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청약을 염두에 두고 왔는데, 물량에 비해 찾아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당첨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 같다”며 “이중엔 프리미엄만 받고 다시 되팔려는 사람들도 많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 29일 오전 방문객들이 대거 몰린 제주시 이도2동 제주 꿈에그린 견본주택. 내부에서도 전시공간에 들어가기 위해 재차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 제주의소리
▲ 29일 오전 방문객들이 대거 몰린 제주시 이도2동 제주 꿈에그린 견본주택. 길게 늘어선 줄은 건물 입구와 정면을 지나 뒤쪽 주차장까지 이어졌다. ⓒ 제주의소리

장우성 분양소장은 “특별공급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제주의 주택 수요에 비해 공동주택 공급이 부족한 게 사람들이 많이 몰린 원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근처 아라지구의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결정된 것도 또 하나의 인기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첨단과기단지 A2블록 410세대에 대한 입주자 모집공고와 함께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하나자산신탁(대표 이창희, 당초 디알엠시티)은 다음 달 4일 A3블록 349세대 중 일반공급 물량 180세대에 대한 입주자모집공고를 낼 계획이다. A3블록 내 임대공급 물량 169세대에 대한 공고는 추후 이뤄진다.

전체 세대 중 295세대에 해당하는 첨단과기단지 입주기업 종사자 특별공급청약은 5월 9일과 10일, 이밖에 특별공급은 9일, 1순위청약은 11일, 2순위 청약은 12일이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18일이다. 전용면적 85㎡ 이하는 가점제 40%, 85㎡ 초과는 100% 추첨제다.

꿈에그린은 제주시 월평동 첨단과기단지 A2, A3블록에 지하 2층, 지상 6층, 건물 32동, 759세대 규모로 들어선다. 전용면적은 84∼197㎡다. 분양가는 A2블록 410세대는 3.3㎡당 869만8000원, A3블록 180세대는 3.3㎡당 869만6000원이다.

한편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주지역본부(본부장 홍표학)는 제주삼화지구에 560세대를 공급하는 10년공공임대주택 홍보관을 오픈했다. 제주시 도련1동에 위치한 홍보관은 비교적 까다로운 입주조건 탓인지 꿈에그린 모델하우스보다는 다소 한산했다.

홍보관에서 만난 박지연(43·여)씨는 “주택들이 조금씩 공급되고는 있지만 도민들에게 실제적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외지인들이 투자하는 것처럼만 느껴진다”며 “10년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제주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는 걸 요새 느낀다”고 말했다.

▲ 29일 오전 방문객들이 대거 몰린 제주시 이도2동 제주 꿈에그린 견본주택. ⓒ 제주의소리
▲ 29일 오전 방문객들이 대거 몰린 제주시 이도2동 제주 꿈에그린 견본주택. 상담창구에도 줄이 이어졌다. ⓒ 제주의소리

제주도는 부동산투기대책본부 운영을 강화해 입주자 모집 후 프리미엄을 노린 전매행위를 강력 단속할 예정이다. 현행 주택법 상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동주택의 경우 분양 후 1년 내에는 전매가 불가능하다.

청약접수일도 아닌 모델하우스 개관일, 그것도 평일 오전에 대규모 인파가 몰린 것을 두고 제주도 주택당국이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주도의회 ‘제주도민 맞춤형 주거안정 대책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 소속인 송종철 제주주거복지포럼 회장은 “실수요자도 있겠지만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 시세차익을 노리고 몰리는 것 같다. ‘프리미엄’을 감안해 소위 ‘로또’를 기대하는 심리가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정책이 단순히 분양가를 낮추는 데만 초점이 맞춰지면 투기세력에게는 판을 깔아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무주택자를 우선시하는 청약제도의 개선이 필요하고, 정확한 실태조사나 구체적인 아웃라인 없이 단순히 ‘언제까지 임대주택을 몇 세대 공급하겠다’식의 대책은 실질적이지도 현실적이지도 않다”며 “인구유입 증가, 수도권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자금이 몰리는 등 다양한 외부요인이 있겠지만 이런 흐름들을 정확히 파악해서 사전에 대처하는 게 당국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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