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 간담회서 "임기 종료후 결심할 수도"...새누리 정진석-홍문표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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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제주포럼 첫날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제주의소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제주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제11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참석차 25일 오후 제주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첫 일정으로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제주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반 총장은 " "내년 1월1일이면 한국사람이 된다"며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임기종료 후) 가서 고민·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올해 말 유엔 총장 임기 종료 후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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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안내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의소리

반 총장은 "제가 유엔 사무총장에서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을 제가 더 생각해보겠지만, 지금 현재는 맡은 소명을 성공적으로 맡다가 여러분께 성공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게 바람직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대선 유력 후보론에 대해 반 총장은 "제가 대통령을 한다는 말을 안 했는데 그런 얘기가 자생적으로 나왔다"며 "제가 인생을 헛되게 살지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대망론'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반 총장은 "솔직히 말하면 제가 '대통령을 한다' 이런 것은 예전에 생각해 본 일도 없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중학교 때부터 (대통령을) 꿈꿨다는 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며 "그런데 유엔 사무총장이 되고 나서 그런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고령(72세)인데, 대선 레이스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체력, 나이 등은 별 문제가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례적으로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반 총장은 "국가가 너무 분열돼 있다. 정치 지도자가 통합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쟁, 계파·지역 분열을 누군가가 없애야 한다"고 정치 지도자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누군가 대통합 선언을 하고 솔선수범하며 국가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지도해 달라"는 당부도 곁들였다.

반 총장은 관훈클럽과 간담회를 가진 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마련한 제주포럼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환영만찬에는 반 총장 같은 충청권 인사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는 "나라가 어려울 때 충청 출신들이 떨치고 일어선 일이 많다"고 우회적으로 반 총장 영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홍 사무총장은 "반 총장이 세계를 알고, 시대 흐름을 잘 알고 있으니 정치를 잘 하실 것"이라며 "반 총장의 대선 출마는 국민이 기대하고 있는데, 분위기가 되면 오늘 직접 물어보겠다"고 구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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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마련한 제주포럼 환영만찬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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