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3618.JPG
▲ 조 케저 독일 지멘스 회장.
[제주포럼] 조 케저 회장 "주인의식 가진 직원들이 기업의 미래 결정"

1950년대 세계 1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약 60년이었고, 오늘 날 세계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16년이다.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변화가 전 세계를 덮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전자전기기업 독일 지멘스(Siemens AG)는 내년이면 설립 170년을 맞이한다. 조 케저(Joe KAESER) 지멘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멘스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11회를 맞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마지막날인 27일 케저 회장은 특별세션에 나서 ‘통일한국, 기업에서 미래를 찾다’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지멘스의 기업 경영 방침을 직원들과의 ‘주인의식’ 공유라고 소개했다.

오전 9시부터 열린 세션에서 케저 회장은 “지멘스는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 진출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00년 넘게 다양한 국가의 상황을 지켜봤다. 어떤 국가는 가파르게 경제 성장을 이뤘고, 어떤 국가는 거의 정체됐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바로 변화에 적응했다는 것이다. 변화의 크기와 대응 속도가 중요하지 않다. 변화 적응 방향이 틀렸다면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케저 회장은 “기업도 변화에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우선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국가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 제조 관련 1개 일자리는 다른 산업에서 2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만큼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제조업이 전 세계 무역의 70%를 차지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은 좋은 기반을 갖추고 있다. 대한민국 GDP의 30%가 제조업이다. 독일의 경우 22% 정도”라고 우리나라 경제 기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전 세계 비즈니스모델을 바꾸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당장 제조업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스마트 공장 1만개를 구축하는 것으로 알고, 지멘스도 한국에서 스마트공장을 갖추려 한다”고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케저 회장은 기업이 변화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교육은 혁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유·초·중·고등 교육 모두 이어져야 한다. 지멘스는 유니크 공과대학과 캠퍼스를 갖춰 공동 연구를 진행하려 한다. 학생들과 지멘스 직원들이 같이 연구하고, 같이 밥을 먹으면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지멘스의 직원은 35만명에 달한다. 이들 직원들은 인종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다. 또 빈부의 차이도 있고, 누구는 책상에 앉아 일하고, 다른 사람은 공장에서 땀을 흘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 모두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같은 꿈을 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저 회장은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한다. 자신의 개인 시간을 투자하기도 한다”며 “후손들이 살기 좋은 세상에 살기 바라는 주인 의식이 필요하다.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 뿐만 아니라 환경, 지인 일에도 신경쓴다. 이런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G_3637.JPG
케저 회장의 연설이 끝난 뒤 대담에 나선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은 “왜 바꿔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말하기 쉽지만, 어떻게 바꿀지는 어려운 부분이다. 교훈을 얻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케저 회장이 “내가 본사에서 멀어질수록 일이 잘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 “전 세계 직원들을 만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듣고 있다. 또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문화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직원들이 주인의식만 가지면 스스로의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고, 가치만 정립되면 어떻게 바꿔나갈지 알 수 있다”고 답했다.

케저 회장은 전 세계 35만명의 지멘스 직원들 중 약 15만명이 지멘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직원들의 주식 보유를 더 늘리는 것이 목표이며, 그것을 통해 직원들의 주인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염 총장은 “대학 총장으로서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한국에서 대학은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기 전 준비하는 곳”이라며 “한국 학생들과 교육 시스템 등에 조언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케저 회장은 “한국의 기초교육은 여러모로 도움된다. 다만,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 정보를 암기할 필요가 있을까. 수많은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며 “혁신적 인재는 ‘내가 똑똑하니 날 따르라’가 아니라, 먼저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이라고 대화의 중요성을 앞세웠다.

이어 “지난 1990년 독일은 통일했다. 동독과 서독 사이의 경제적 격차 등 해결 노력이 있었다. 지멘스의 회사 경영 시스템과 변화에 대한 대응, 협업 등은 한국이 통일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