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기자회견 "연합고사 폐지 가장 잘한 결정...비정규직 문제, 속도의 차이"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지난 2년동안 제주 교육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일선 현장에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30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교육청 1층 고객지원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아쉬운 점으로 소통 미흡을 꼽았다.

이 교육감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교육 문화를 바꾸기 위해 조직개편 등을 추진했지만, 충돌이 있었다. 소통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또 현장에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아쉬움이 크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가용예산이 제한적인 상태에서 누리과정 예산에 눌려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이런 부분 등은 소통을 강화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교체제개편에 따라 폐지된 고입선발고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고입선발고사(연합고사)는 제주시 동(洞)지역 8개 일반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고교체제개편을 통해 연합고사 폐지를 선언했다. 이에따라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9년부터 연합고사가 사라지고, 100% 내신으로 학생이 선발된다.

일부 학부모들은 연합고사 폐지로 어떤 학교는 일반고 진학 학생 비율이 줄어들고, 어떤 학교는 그 비율이 증가하는 등 특정학교에 불이익이 간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연합고사 폐지가 결정됐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가 중학교를 선정하기 전에 발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다만 “아직 2년이라는 시간이 있다. 특정 학교에 불이익이 가지 않는 구조가 무엇인지 파악해 추진하겠다. 가장 큰 방향으로 잡고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육감은 “제주 교육 정책 중 연합고사 폐지는 가장 큰 선택”이라며 “고입선발고사 폐지로 동지역 학교로 학생들이 쏠리는 현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최근 학교 비정규직의 대규모 파업과 단식 농성에 대해서는 “속도의 차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교육감은 “제주에서 공무직 노동자에 대한 고용 안정이 이뤄졌다. 비정규직이란 용어는 적절치 않다. 물론 몇몇의 비정규직이 있지만, 대부분 무기계약직”이라며 “'왜 친(親)노조라고 생각했던 이석문이 노조의 말을 안들어줄까'란 말이 있다. 속도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임금 교섭은 제주만의 흐름을 갖고 진행해야 한다. 내가 교육감 직에서 물러난 뒤 후임 교육감이 사용할 수 있는 가용예산을 확보해둬야 한다. 하지만, 임금은 한 번 올리면 내릴 수 없다. 후임 교육감의 가용예산이 그만큼 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섭은 매해 이뤄진다. 시설 정비 등 비용은 일회성이지만, 인건비는 지속성이 있다. 후임 교육감에게 부담이 된다. 내가 현직에 있을 때 할 수 있는 (예산)범위가 있다. 그 안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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