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실 제30대 제주시장 관례 깬 취임식...취임사 대신 시민 목소리 경청 '눈길'

고경실 제30대 제주시장이 민선6기 제주도정 하반기 시작을 알리는 첫 발을 내딛었다. 시장 취임식은 관례를 탈피해 주민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됐고, 거창한 시정 목표를 제시하는 대신 생활 속 시민불편을 최우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주시는 1일 오전 10시 30분 시청 제1별관 회의실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취임식에는 96개리 이장과 19개동 통장협의회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공무원 참석은 최소화했다. 

고 시장은 기존 방식의 취임사 낭독은 생략하고 주민자치위원협의회장, 노인회장, 이장단협의회장, 통장협의회장, 여성단체협의회장 등 각급 자생단체 대표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었다. 이들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달라”, “청정과 공존의 가치를 지켜달라”고 입을 모았다.

이후 고 시장은 “오늘 취임식을 연 것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문을 열고 "생활밀착형 이슈들을 먼저 해결하고 시민불편을 당장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 1일 열린 고경실 제30대 제주시장 취임식. 고 시장이 취임소감을 밝히고 있다. ⓒ 제주의소리
고 시장은 “탑동 해변공연장 옆에 로터리클럽에서 기증한 야외시계가 설치돼있는데 몇 개월째 시계가 멈춰있다”며 “공무원들이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해 놓쳐왔던 이런 것들부터 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출퇴근길 연삼로 등지에 공사 때문에 차량통행을 방해하는 곳이 많다”며 “이 시간에만 공사를 멈추면 차량 통행을 원활히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행정이 경직되니 시민들이 불편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고 시장은 “통장님, 이장님들께 수시로 얘기를 듣겠다”며 “전화번호를 말씀드릴테니 전화를 주시면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 직원 혹은 제가 직접 나가겠다. 행정의 병목현상이 일어나면 직접 고쳐 나가는 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자생단체장들이 언급한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 시장은 “하루에 제주시에서 쓰레기 800톤이 나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시내가 쓰레기장이 될 지도 모른다”며 “시장 혼자 될 일이 아니다. 제주시를 이끌어가는 여러분들이 함께 손을 잡아서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자리에 여러분들을 모신 건 ‘도와주십사’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였다”며 “시장 취임해서 거창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어려운 일들을 함께 풀어가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인사와 관련해서는 청정과 환경이라는 도정 가치에 앞장선 이들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시장은 “시민들이 ‘우리 김 주사가 너무 깨끗하고 잘해주니 발탁해달라’, ‘어느 공직자가 쓰레기 50%를 줄였으니 승진시켜줘’라고 하면 시장이 왜 마다하겠냐”며 “이런 이들을 우선 승진시키겠다”고 시민밀착 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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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열린 고경실 제30대 제주시장 취임식.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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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열린 고경실 제30대 제주시장 취임식. 고 시장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 제주의소리

취임식 후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도 “제주가 쓰레기 매립장으로 둔갑할 수 있다”며 “행정이 당면한 단어 중 청정과 공존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현안이 쓰레기와 교통 문제”라며 “복지나 경제도 중요하지만 가장 역점적으로 제주형 환경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고 시장은 이날 자료로 대신한 취임사를 통해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제주시’를 시정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10대 시정계획을 중심으로 시민 모두가 기분 좋은 변화와 혁신의 시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안전시스템 구축을 통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시정’ △다양한 소통 통로에 시장이 직접 참여하는 ‘소통하고 이야기되는 함께 만들어가는 시정’ △선진 유럽 수준의 생태문화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는 ‘문화적 품격이 담겨있는 제주형 환경도시 조성’ △장애인과 노인에게 일자리를 적극 발굴하는 ‘수눌음 복지로 협동하는 복지사회 조성’ △‘1명품 1명소’ 마케팅 강화 등 ‘지역산업 특성화를 통한 새로운 경제브랜드 구축’을 목표로 내걸었다.

또 △‘기초생활 지원시스템의 스마트화로 움직이는 시정’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재구성으로 신 문화가치 창달’ △‘명품자연유산과 도시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혼을 담은 도시디자인 구현’ △‘다양한 시민사회의 가치를 수용하는 맞춤형 시정’도 약속했다.

고 시장은 “‘도지사를 만날 수 없다. 시장을 만날 수 없다. 사람이 없다. 예산이 없다. 권한이 없다’는 변명 대신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행정에서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unique(특별)하고, cooperation(협력)하며, diffrence(색다른)한 시정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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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열린 고경실 제30대 제주시장 취임식. ⓒ 제주의소리

[전문] 고경실 제주시장 취임사

-‘포용하는 리더쉽’으로 ‘혼을 담아 감동을 창조하는 시정’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47만 시민 여러분!
그리고, 2천500여 공직자 여러분!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임명에 따라 제주시정의 중책을 맡게 된 고경실 입니다.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미래비전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자연,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를 구현하고 제주시정에 변화와 혁신의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 사명감으로 자못 어깨가 무겁습니다.

저는 40년 한평생 공직생활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제주시 구석구석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주시 일선 책임자에서부터 제주시 부시장, 제주도정과 도의회의 중요 직책을 두루 역임하면서 제주시가 안고 있는 당면한 과제, 시민들이 절절하게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풍부한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포용하는 리더쉽’으로 ‘혼을 담아 감동을 창조하는 시정’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소통과 협치, 문화와 환경을 중심에 놓고 시민과 시민, 시민과 행정 등 다양한 현장에서 크고 작은 이야기와 속삭임을 통해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제주시’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는 제주미래비전 핵심가치로 ‘청정과 공존’을 제시하고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를 도정목표로 하여 새로운 성장, 더 큰 제주를 구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도정철학이 시민의 삶의 현장에서 ‘21세기 제주형 아이콘’으로 창조되어지고 제주시 발전의 원동력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청정과 공존’이라는 미래비전 핵심가치를 시민과 함께 시정현장에서 구현하고 언제, 어디서나 도정과 시정이 함께 이야기하고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제주시만의 콘텐츠를 창조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저는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제주시’를 시정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10대 시정계획을 중심으로 시민 모두가 기분 좋은 변화와 혁신의 시정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첫째,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시정입니다.

현대사회는 기후변화 등 다양한 위험인자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시민행복은 바로 이러한 위험요소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상시 안전망을 확보하고 촘촘한 점검과 확인을 통해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안전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둘째, 소통하고 이야기 되는 함께 만들어 가는 시정입니다.

지금 제주는 급격한 인구증가로 변화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이주민과 다문화가족 등의 증가로 인한 문화의 다양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소통통로에 시장이 직접 참여해서 시민과 함께 시정발전을 이룩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문화적 품격이 담겨있는 제주형 환경도시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도로변 인도블럭이 뒤틀려 있고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물 사용량 증가와 오염된 폐수로 인해서 환경가치가 훼손되고 있습니다. 시민일상생활이 친환경적 생활로 품격 있게 거듭 재탄생하고 선진 유럽의 그린도시와 같은 수준의 생태문화환경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시민과 함께 제주시 전역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서 공공디자인을 세련되게 구성하고 평면확산 일로에 있는 제주시를 제주섬의 정원으로 재탄생 시켜 나가겠습니다.

넷째, 수눌음 사회, 수눌음 복지로 협동하는 복지사회를 조성하겠습니다.

제주사회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은 ‘수눌음’의 정신으로 모다들엉 협동함으로써 어려운 시절을 극복해 왔습니다. 이러한 미풍양속을 되살려 내어 부모, 자녀간, 부자와 가난한 사람간, 마을과 마을간, 노인과 젊은세대간에 ‘수눌음 사회, 수눌음 복지’정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사람의 가치를 담아내는 시정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부모를 봉양하거나 손주를 돌봐주는 가족애,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사례들을 적극 발굴함과 동시에 이를 선양함으로써 ‘도드라진 시책’이 될 수 있도록 해 나가겠습니다.

다섯째, 지역산업의 특성화로 새로운 경제브랜드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1차 산업을 지역별로 친환경적인 특성화를 중점 도입토록하고 1・2차 산업, 3차 산업과 정보통신을 융・복합한 6차 산업을 활력화 함으로써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제가 부시장시절에 추진했던 지역별 ‘1명품 1명소’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하여 경쟁성 있는 1차 산업의 기반을 확실히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세계자연유산, 지질공원 등에서 생산되는 힐링 1차 산업 브랜드를 창출하여 향후 수출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여섯째, 기초생활 지원시스템의 스마트화로 움직이는 시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기초생활보호를 받는 분들은 타이밍과 신속한 지원시스템이 대단히 중요하다 생각을 합니다. 제주시 관내 모든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공간을 스마트폰앱으로 연결시켜, 그 분들의 필요사항을 제 때 해결하고 상시 돌봄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나가겠습니다. 소외계층의 안전망을 확보함은 물론 공공시설물이 시민이나 관광객이 사용 중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정비하고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조치해 나가겠습니다.

일곱째,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재구성으로 신 문화가치 창달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현대의 다양한 의・식・주 및 생활문화에 접목시켜 재창출 해 나가고 21세기 제주형 문화로 자연과 공존하는 절제있고 품격있는 제주문화를 진흥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예술문화의 다양성이 품격있게 시민사회에 녹아들게 하고 크고 작은 예술단체들이 마음껏 작품활동과 공연을 통해 세련되고 멋진 시정이 될 수 있도록 해나가겠습니다. 육지부에서 이주해 온 예술인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여 제주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데 깊은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여덟째, 명품자연유산과 도시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혼을 담은 도시디자인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도단위 도시 재정비계획과 환경계획은 물론,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수립 시, ‘청정과 공존’ 철학이 제주시 특성에 맞게 투영되어 디자인되도록 노력하고, 특히, 개발행정 패러다임에서 친환경적으로 도시를 가꾸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여 무분별한 도시 평면확산이 되지 않도록 행정역할을 집중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홉째, 다양한 시민사회의 가치를 수용하는 맞춤형 시정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도지사를 만날 수 없다. 시장을 만날 수 없다. 사람이 없다. 예산이 없다. 권한이 없다.’라는 변명 대신, 다양한 가치를 갖고 있는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행정에서 파악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통합된 제주사회를 조성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지사는 도외에서 이주하고 있는 분들에게 친숙한 이웃이 되고 시장과 읍.면.동장은 그 분들의 심부름꾼 역할을 수행하고, 1300만 관광객은 제주시 최대의 고객으로 모심으로써 또 한 번 제주의 브랜드를 널리 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원희룡 도정의 후반기 구상을 담아내는 변화하고 혁신하는 시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무사안일하게 기다리는 행정에 익숙해 있는 일선 공무원 조직에 봉사하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변화의 의식으로 전환시키고, 원희룡 도정이 펼치는 정책이 제주 미래가치를 완성시키는 길임을 공감토록 해서 시민과 함께 제주시정을 변화시키고 혁신해야 할 당사자임을 고취시켜 나가겠습니다. 모든 공무원과 일대일 면담방식으로 자존감을 심어주고 일하는 공직사회로 변화를 유도하는 한편, 시장 본인이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는 시정을 실현함으로써 가시적인 변화와 혁신이 체감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특히, 투명하고 깨끗한 생활을 솔선 실천하고 조직이 일하는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리더쉽으로 시정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원희룡 도정의 철학은 일 중심이며 현장중심 도정입니다.
우리 시정도 이러한 도정철학을 깊이 공유하고 현장의 소리를 즉시 반영하는 활력 있는 시정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해야 아픔이 가시듯, 사소한 시민불편을 제거해 내는 것이야말로 시민을 행복하게 하고 편안하게 모시는 일입니다.

시민의 소리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때 행정은 불신 받아 마땅한 반면, 바로바로 시민 불편사항을 해소 시켜줄 때에는 그것은 바로 시정의 에너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통이 필요하고 이야기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합니다. 백조가 물 위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물밑에서 쉬지 않고 물갈퀴를 움직이듯이, 우리 시정도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합니다.

영혼 없는 시정, 나태한 공무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일로써 승부하고 일을 통해서 시민들로부터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합시다.

 저는 앞서 제시한 10대 시정운영방향을 중심으로 여러분과 함께 unique하고, cooperation하며, difference한 시정을 구현해 나가겠습니다.

 저와 함께 ‘변화와 혁신’으로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제주시’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16년  7월 1일

제주시장 고 경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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