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신간 <큰할망이 있있어> 출간...“제주섬 자체, 설문대할망이 주는 의미 기억해야 ”


제주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설인 설문대할망. 바다 한 가운데서 아름다운 섬을 창조하고 결국 섬 자체가 된 커다란 할망 이야기 속에는 구성원들이 제주 자연을 보존하며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여기 설문대할망 전설을 다룬 또 하나의 그림책이 나왔다. 빼어난 손재주로는 제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예술인 김영화가 쓰고 그린 <큰할망이 있었어>(도서출판 낮은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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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할망이 있었어>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제주섬을 창조한 설문대할망 전설을 소개한 그림책이다. 작가는 책에서 땅 위에 생명을 불어넣은 설문대할망 이야기를 넘어, 더 이상 사람들이 할망을 기억하지 않는 오늘의 시점으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땅이 파헤쳐지고, 너른 바위가 깨져 나가고, 끊임없는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 자연을 보며 작가는 전설 속 큰 할망을 기억해 냈다. 설문대할망을 잊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지금 제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 땅이 되돌릴 수 없이 변하기 전에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고민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제주 성산읍 난산리에서 태어나 넓은 오름 자락을 뛰어다니며 자란 유년 시절, 늘 그 자리에 있던 땅과 철마다 달라지는 생명의 모습에서 힘을 얻었다는 그녀는 <큰할망이 있었어>를 통해 모든 생명은 있어야 할 그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는 사실을 외치고 있다.

신간은 설문대할망이 제주 어디에도 존재함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농사짓는 땅 아래, 우뚝 솟은 산봉우리, 너른 바위에 스며들 듯 그려진 할망의 얼굴에는 제주 땅 어디에도 설문대할망이 잠들어있음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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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화 작가의 그림책 작품 <큰할망이 있었어>에 수록된 그림. 사진 제공=도서출판 낮은산. ⓒ제주의소리

탐라국입춘굿, 민요패 소리왓 등 다양한 자리에서 실력을 발휘하며 전방위적인 예술적 감각을 뽐낸 김영화는 이번 신간을 통해 녹슬지 않는 그림 솜씨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최근에는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 제주에서 그림책 전시 기획을 하면서 그림책의 입체 표현 방식에 대한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흙을 만지고, 실을 꼬고, 바느질을 하며 쉴 새 없이 바쁘지만 손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에 늘 힘을 얻으며 살고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연이 곧 제주라는 중요한 사실을 마음으로 느끼고 싶다면 제주토박이 예술인 김영화가 만든 아름다운 그림책 <큰할망이 있었어>를 추천한다.

도서출판 낮은산, 32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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