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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훼손된 제주 평화의 소녀상(왼쪽). 오른쪽 사진은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질 당시 깨끗했던 모습.

이마~왼쪽 눈썹 아래 7cm...평화나비 "두차례 걸쳐 훼손, 의도적 소행" 

제주시 노형동 방일리공원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훼손됐다.

10일 소녀상 건립을 주도한 제주지역 대학생 동아리 제주평화나비에 따르면 약 한달전에 평화의 소녀상이 훼손된 흔적이 발견됐다.

훼손 부위는 소녀상 이마부터 왼쪽 눈썹 아래까지로, 약 7cm에 달한다. 평화나비는 누군가 전기 드릴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상처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상처는 또 있다. '7cm 상처' 바로 오른쪽에 1cm 정도가 거의 같은 모양으로 훼손됐다. 누군가 예리한 물건으로 2차례에 걸쳐 훼손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평화나비는 이날 ”최근 제주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훼손됐다. 왼쪽 이마에서 눈썹 사이 긴 상처는 2번에 걸쳐 예리하게 자국났다”고 의도적인 소행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평화의 소녀상은 시민들의 소유다. 누구도 훼손할 수 없다. 평화와 인권의 상징이고, 역사교육의 장이다. 정부는 외부의 (평화의 소녀상) 훼손 시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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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소녀상 건립은 대학생들이 주도했다. 대학생들이 세운 소녀상은 지난 2014년 이화여대 앞에 세워진 소녀상에 이어 두 번째다.

평화나비를 주축으로 31개 학생회, 학생단체가 평화비 건립추진위원회 아래 뭉쳤고, 발로 뛰며 41개 후원단체를 모집했다.

그 결과 3300만원 상당의 제작비용을 마련했다. 당초 소녀상은 주제주일본국총영사관 인근에 세워질 예정이었지만, 당국과 의견 조율 등으로 방일리 공원으로 장소가 바뀌어 지난해 12월 세워졌다.

소녀상 훼손은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9일에는 광주시청 앞에 설치된 소녀상이 누군가에 의해 밀려 쓰러진 채 발견됐다. 또 6월3일에는 30대 여성이 서울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망치로 3~4차례 내리쳐 훼손해 경찰에 입건됐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정부에게 아직도 사과 받지 못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일본제국주의의 만행과 평화의 소중함을 기억하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 세워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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